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기반으로 한 글입니다(2023.2.15. 조담소 류현주 변호사 출연).
1. 먼저 아이가 친자인지 확인이 돼야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보니 상대 측에서 인지 청구와 과거 양육비 청구를 같이 한 것이겠죠?
'양육비’ 라는 것은 부모 중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 즉 ‘비양육자’가 아이를 키우는 사람 즉 ‘양육자’에게 아이를 양육하는 데에 들어가는 돈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양육비를 청구하는 쪽과 양육비를 지급하는 쪽 모두 아이에 대하여 양육의무를 가지는 친부모 여야 하겠죠.
보통 부부가 이혼을 할 때 양육자와 누가 아이를 양육할 것인지, 그리고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얼마정도의 양육비를 지급할 것인지를 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혼외자가 인지청구를 하여 사후적으로 친자로 등록이 되는 경우에도 이혼을 하는 경우에 준해 양육비를 지급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2. 소송이 진행된다면..먼저 어떤 절차를 밟게 됩니까?
일단 혼외자와 친부 간에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하는 두 사람, 부와 자가 유전자검사를 하는 것에 협조적인 상황이라면 임의로 사설유전자검사기관 또는 유전자검사를 시행하는 병원 등에 검사를 의뢰하여 결과를 받아본 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진행해본 기관에서는 오랜기간 타인으로 살아온 부와 자가 마주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니 각기 다른 날에 방문하여 유전자 샘플을 채취하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한편, 한쪽이라도 검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거나 검사기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법원의 ‘수검명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보통은 법원이 특정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여기에 방문해서 검사를 받을 것을 명하는데, 검사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당사자를 법정으로 소환하여 법정 내에서 시료(머리카락)를 채취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3. 그런데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무조건 가족관계등록부, 그러니까 사연자분의 아이로 올려야 하는 건가요? 사연자분의 배우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거든요...
사연자 분은 아직 어린 자녀가 있으시네요. 사연자 분도 매우 당황스러우시겠지만 배우자 분이야말로 너무나 황망한 심정이실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에게 다 큰 혼외자가 있다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그런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지청구 소송에서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남편과 혼외자의 유전자가 일치한다, 그러니까 친자로 밝혀진다면 사실상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4. 현장에서 경험하다 보면 유전자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는 없습니까?
이런 소송 자체를 인정 못하겠다..이런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요..
맞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일단 유전자 검사를 해서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후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유전자 검사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연처럼 혼외자가 친부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하는 경우 외에도, 내 자식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친생부인소송’, ‘친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할 때에도 유전자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인지청구는 자녀가 친부를 상대로 청구를 하는 것이라면, 친자관계부인소송의 경우 아버지가 자녀를 상대로 너는 내 아이가 아니다 라는 청구를 하는 것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더 비정한 소송이죠. 친자관계를 부인하는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아이 입장에서는 당장 아버지가 없어지는 것이고 그리고 또 성과 본이 달라지게 됩니다.
저희 사무실에서 진행했던 사건 중에 친자관계부인 소송이 들어왔는데 아이가 아직 미성년자이고 더구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딱 그 나이였어요. 그런데 갑자가 성과 본이 변경되면 입시를 위한 서류, 그 동안에 받아놨던 상장, 수료증, 뭐 각종 봉사활동이나 체험학습 증명서 이런 서류에 기재된 이름과 법적으로 등록된 이름이 달라져서 너무나 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유전자검사를 아이 대학입시 이후로 미뤄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다행히 판사님께서도 사정을 딱하게 여겨서 거의 1년 가까이 절차를 중단시켜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5. 사연자 분은 10년 넘도록 아이의 존재를 몰랐고요, 알게 된 이후에도 양측은 '모르는 사이로 살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과거 양육비로 청구한 1억을 지급하게 될까요?
과거양육비는 과거에 지급되지 않은 양육비를 현재 시점에 한꺼번에 달라고 하는 것인데, 큰 돈을 한꺼번에 지급하라고 하면 과거양육비 청구를 받은 사람은 경제적으로 아무래도 많이 부담이 될 겁니다. 그래서 과거양육비 액수를 결정할 때에 우리 법원은 부모의 경제력 외에도 부모중 한 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 그리고 상대방이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인식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사연자 분은 사실,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상당기간 전혀 모르셨고, 혼외자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에도 친모가 ‘남처럼 살자’고 했기 때문에 자기가 그 아이에 대해서 부양의무를 진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즉, 소송이 들어오기 전에는 부양의무를 인식했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면 청구금 1억원을 상당부분 방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 이런 인지 청구, 양육비 소송도 합의금을 지급하고 소송 자체를 취하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사연자 분이 지금 가장 중요하게 대비해야 할 부분은요?
사실 이제 와서 인지청구를 하고 과거양육비를 달라고 하는 그 배경은 결국 혼외자의 친모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지청구나 양육비 청구 소송에서도 당사자 간에 합의만 된다면 청구를 한 쪽이 소송을 취하하고 없었던 일로 할 수 있고, 실제로 이런 방향으로 진행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청구하는 쪽에서는 소송을 건 목적, 즉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 그리고 방어하는 쪽에서는 가족관계등록부에 혼외자를 올리지 않으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합의를 하는 것이죠.
핵심 정리
- 사연자 분께서는 일단 상대방이 인지청구와 과거양육비 청구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직접 소통하기 힘드시다면 법률대리인을 선임하여 소송을 제기한 내막을 좀 알아보시고,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인지청구까지 한 것이라면 적절한 합의금을 지급하시고 소송을 취하하는 방향으로 설득을 해보실 수 있겠습니다. 특히 사연자의 배우자 분의 의사도 중요할 것 같고, 아직 어린 자녀가 향후에 배다른 형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경우 충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대가 요구하는 금액을 들어보고, 합의를 좀 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