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기반으로 한 글입니다(2023.2.16. 조담소 류현주 변호사 출연).

1. 끊임없이 집요하게 신장 이식을 요구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배우자의 외도나 가정폭력 같은 전형적인 이혼사유가 없으면 이혼을 못 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 법에는 배우자와 같이 사는 것이 매우 부당 하다고 여겨지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도 생각보다 이혼사유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부부라면 서로 협심해서 잘 살아야 하고 더구나 법률적으로도 부부는 서로 ‘협조하고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배우자가 몸이 아프면 돌봐야 하는 것이 맞겠죠.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신체 일부를 이식하여 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요구라고 생각됩니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일인 것은 물론이고요. 특히 사연자분께서는 건강이 많이 약해지신 상황이고, 신장이식을 여러번 거절하였는데도 수년간에 걸쳐 계속 강요한 것은 충분히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2. 과도한 임신 요구로 시험관 시술을 무리하게 했고, 부작용으로 자궁적출까지 하셨다고 하는데요,
이런 부분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과도하게 임신을 요구하는 것도 그 구체적인 정도에 따라 위에서 언급한 ‘같이 사는 것이 매우 부당 하다고 여겨지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사연자 분께서도 아이를 갖기 원해서 자발적으로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면 이러한 부분은 이혼사유가 안 되겠지만, 남편이 강요에 의해서 시험관 시술을 받지 않으면 도저히 혼인생활을 지속할 수 없는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그 결과 사연자 분께서 자궁적출수술까지 하셨다면요.
3. 지금 키우고 있는 아이..남편이 생부인 것은 맞지만 생모는 대리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리모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한국은 대리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리모를 인정하는 나라에서는 대리모를 통해 출산을 한 아이를 부부의 친자녀로 등록을 할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2018년 법원이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자녀의 양육권은 의뢰인 부부가 아닌 대리모에 있다고 판결했는데요. 해당 판결에서는 부모의 결정 기준을 ‘모(母)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있다고 봤습니다. 거액을 주고 대리모에 출산을 부탁했더라도, 추후 대리모가 아기를 기르겠다, 내 아이다 라고 나서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죠.
4. 이렇게 자녀를 얻은 것이 사연자 분에게 유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남편을 처벌받게 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에는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것을 처벌하는 법도 있습니다. 바로 생명윤리법 인데요. 생명윤리법에서는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하거나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연자 분이 주의하셔야 할 점은 사연자 분도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는 것을 알고 계셨고 그렇게 나은 아이를 수년간 키워오셨기 때문에 자칫하면 생명윤리법 위반 행위를 남편과 같이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러한 점은 주의를 하셔야겠습니다. 다만, 남편의 직업이 의사인데 생명윤리법 위반 행위를 했다는 것은 사실 직업 윤리상 치명적이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실제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은 어렵다 하더라도 이혼 소송과정에서 상대방을 압박할 카드로 쓸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5. 사연자 분은 이 자녀를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하고 10년 이상 키웠습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일은 없을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법원의 판결, 즉 ‘모(母)의 출산’이라는 자연적사실에 따라 부모를 판단해야 한다면 자녀의 친모는 대리모입니다. 적법한 절차대로 하려면 아이를 대리모의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이후에 사연자께서 친양자로 입양하는 절차를 거치셨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친생자로 직접 출생신고를 하셨단 말이죠.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도 우리 법원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친생자 출생신고를 친양자 입양신고와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해 줍니다. 즉, 입양의 실질적 요건인 친부모의 입양 승낙, 입양자에게 아이를 기르려는 의사가 있고 실제로 수년간 친자로써 아이를 키우며 함께 생활하였을 것 등이 충족되는 경우입니다. 사안에서는 대리모가 의뢰인들이 아이를 대려가는 데에 동의를 하였을 것이고, 의뢰인들도 아이를 기르려는 의사가 있고 실제로 10년 이상 잘 길러오셨기 때문에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여 키우신 것으로 인정이 될 것입니다.
6. 사연자 분은 이 자녀를 키우고 싶어하십니다.
남편이 아이에 대한 집착이 과도했다고 하는데..이런 경우 양육권을 엄마인 사연자가 가져올 수 있겠습니까?
친양자는 법적으로 친자와 같은 효력을 인정해줍니다. 따라서부부가 이혼을 하며 친권자 양육권을 정할 때에는 통상의 경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게 되는 것이죠. 평소 아이의 주양육자가 누구였는지, 아이가 누구와 더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지 등입니다. 의뢰인께서 자녀의 주야육자셨고, 아이와의 애착관계에도 문제가 없으시다면 몸이 불편한 남편보다는 자녀의 친권, 양육권을 가져오기 더 유리해 보입니다.
7. 사연자분은 남편이 거액의 재산을 빼돌렸다..는 입장입니다.
이럴 때는 어떤 식의 대응을 해야 합니까?
재산분할을 하기 싫어서 상대방이 재산을 숨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매우 많죠. 그래서 저희도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상대방 재산에다가 가압류, 가처분 등을 먼저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압류, 가처분을 하기도 전에 이미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린 경우라면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빼돌린 재산을 원상태로 돌려 놓으라는 ‘사해행위취소송’을 같이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하지 않더라고, 계좌에서 큰 돈을 뺐다거나 하는 정황이 있고 이 돈이 부부공동생활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명확한 경우라면, 이처럼 은닉한 재산을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여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8.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결혼 생활을 하셨는데요,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될까요?
보통 20년 정도 혼인생활을 하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재산분할 비율을 50%로 봅니다. 다만, 혼인 전에 부부일방이 이미 가지고 있던 재산이 많은 경우라면 분할비율이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사연자 분은 남편과 재혼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재혼 전에 이전의 혼인생활에서 형성된 재산이 어느정도 인지도 고려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