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2023.12월 김언지 변호사 출연
1) 법적으로 약혼도 인정받을 수 있나요? 약혼 성립의 기준을 알고 싶습니다.
가) 일반적으로 약혼은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성립하고(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므961 판결 참조), 이때의 합의에는 명시적인 합의뿐만 아니라 묵시적인 합의로도 가능하다. 다만 약혼의 성립을 쉽사리 인정할 경우 혼인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침해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약혼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나) 결혼을 약속하였다거나 결혼식을 올리자는 얘기를 하였다는 사실, 상견례를 가졌던 사실, 약혼식을 거행하거나 약혼 예물을 교환한 사정 등이 있으면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고,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다녔다는 사실, 결혼식(혼인예식)의 날짜를 정하거나 결혼식장을 예약하거나 예약하려고 한 사정 등이 있으면 장차 혼인을 하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다) 그렇다면 사연자와 상대방 사이에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합의인 약혼이 성립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2) 약혼해제여부사연자분은 결혼식을 한 달 정도 앞두고 파혼을 당하셨습니다.
파혼통보 사유 중에 하나가 사연자분의 저시력증입니다.

정당한 파혼 사유가 될까요?
가) 상대방 일방적으로 사연자와의 혼인을 거부하여 혼인에 이르지 못한 채 해제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가 문제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거부한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사연자와 상대방 사이의 약혼이 해제되었다면 위자료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 가능하다.
나) 민법 제804조는 약혼해제의 사유를 정하고 있고, 약혼의 당사자의 일방에게 1. 약혼후 자격정지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때, 2. 약혼후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의 선고를 받은 때, 3. 성병, 불치의 정신병 기타 불치의 악질이 있는 때, 4. 약혼후 타인과 약혼 또는 혼인을 한 때, 5. 약혼후 타인과 간음한 때, 6. 약혼후 1년이상 그 생사가 불명한 때, 7. 정당한 이유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지연하는 때, 8.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은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
다) 우선 사연자에게 약혼을 해제할 만한 불치의 악질(惡疾)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사연자는 중학교 1학년 무렵 저시력증 진단을 받은 뒤 현재까지 제1급 시각장애인으로 생활하여 오면서, 고등학교까지 비장애인 교육기관을 졸업하였고, 대학생 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교사를 하기도 한 사실, 사연자는 겉으로 볼 때 상대방과 시선을 접촉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외에 달리 비장애인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지 않고, 시력이 나빠 사물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하고 글씨를 읽을 때 보조기구를 사용하여야 하는 것 외에 달리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갖고 있지는 않은 사실, 상견례 뒤 상대방의 아버지가 사연자의 저시력증이 유전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여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유전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정을 받았다.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저시력증이 불치의 악질(惡疾)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사연자가 자신이 완치불가능한 저시력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하여 약혼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저시력증으로 인하여 원고는 시선접촉이 쉽지 않았고, 사물을 명확히 식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글씨를 읽을 때 보조기구를 사용하였으며, 상대방은 이러한 사연자와 오랜기간 교제하여 왔고, 상견례 뒤 상대방의 아버지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병원에서 ‘유전 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진단을 받으면서도 함께 예식장을 예약하는 등 결혼식 준비를 계속하였다. 상대방은 약혼을 하기 전에 이미 사연자의 저시력증 증상 및 완치불가능한 점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마) 상대방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사연자와의 혼인을 거부하여 혼인에 이르지 못한 채 해제되었다.
3) 결혼을 준비하는데 돈이 많이 들었을 테고요, 또 가족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파혼 사실을 얘기하는 것도
정신적으로도 힘들 것 같습니다. 위자료와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가) 약혼을 해제한 때에는 당사자 일방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 대하여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06조 제1항, 제2항 참조).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는 약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약혼당사자 뿐만 아니라 약혼당사자의 부모가 이에 가담한 경우에는 그들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핵심 정리
- 나) 이 사건 약혼은 상대방의 책임 있는 사유로 해제되었으므로, 상대방은 불법행위자로서 사연자에게 사연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약혼이 해제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연자가 혼인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합계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가 지출한 비용 중 그 가치가 잔존하는 경우가 있는 점, 피고들의 과실 정도을 고려하여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
- 라) 위와 같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거부한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사연자와 상대방 사이의 약혼이 해제됨으로써 원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위자료를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사연자 같은 경우 교제를 하는 동안 회사사업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였으나, 상대방이 회사사업에 따른 지위를 독점하였을 뿐만 아니라,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위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취득할 것으로 보이며, 상대방이 사연자에게 이익의 분배를 약정한 사정이 있으므로 위자료 액수 산정에 참작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