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계약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되었는데요, 혼전 계약서의 효력이 궁금합니다.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유혜진 변호사 출연).

남편은 연애할 때부터 자기 몫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절대 손해 보지 않으려는 성격이었지요. 이러한 성격은 작은 노점에서 시작하여 외식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시어머니는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처음 인사를 갔을 때 세상에 공짜가 없다며 많은 지원을 바라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남편과 결혼하려면 혼인신고 전에 이혼할 때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한다는 점을 포함해서 혼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하셨지요. 처음에는 반감이 들었지만, 남편을 너무 사랑했고 약정서 내용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동의하고, 결혼하였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은 반복적으로 외도를 저질렀고, 저는 몇 년을 참다가 결국 이혼을 결심하였습니다. 막상 이혼을 결심하고 보니 혼전 계약서가 마음에 걸립니다.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된 저는 정말로 재산분할 청구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1. 남편과 이혼하더라도 혼전 계약서에 따라 재산분할을 전혀 받을 수 없을까 걱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혼전 계약서란 무엇인가요?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혼전 계약서란 예비부부가 혼인신고 전 재산이나 가사 분담, 육아 등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합의한 내용에 따라 작성하는 계약서를 말합니다. 혼인의 본질적인 의미나 남녀평등 이념, 사회 질서에 반하는 행위 등을 제외한다면 내용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혼인 후 얻게 되는 법적 권리나 지위, 재산 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분할 것인지를 정하여 포함하게 됩니다.

2. 이러한 혼전 계약서는 외국에서 보편화되어있는 것 같은데요.

네, 혼전 계약서는 영어로 '프리넙'(prenup)으로 불리는데요, 미국과 유럽, 호주 등에서 일반적으로 작성되며, 주로 이혼하였을 때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 양육 등 내용을 담습니다. 일본에서는 혼전 계약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난 2014년부터 프리넙 협회가 설립되었고, 2014년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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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혼전 계약서는 어떤가요? 외국과 동일하게 작성할 수 있나요?

우리 민법 제830조에서는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부부별산제란 부부의 어느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갖고 있는 고유한 재산과 혼인 중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한쪽의 재산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부부가 협력해 재산을 마련했어도 일방의 명의로 되어 있으면 그 사람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부부별산제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이 부부재산약정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부부재산약정서를 사실상 혼전 계약서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4. 아무래도 혼전 계약서보다 생소한 개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부부재산약정이란 결혼 당사자가 결혼 중의 재산 소유·관리 방법 등에 대해 결혼 성립 전에 미리 약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부재산약정에 대해서는 민법 제829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5. 사연자가 작성한 것은 부부재산약정서이겠네요. 부부재산약정서는 작성하기만 하면 효력이 인정되나요?

부부 사이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만, 제3자에게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민법 제829조 제4항에 따라 혼인신고를 하기 전까지 등기해야 합니다. 또, 결혼 중 재산에 대해서만 부부재산약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자료, 자녀 양육에 대하여 정하거나, 결혼 전이나 이혼 후의 재산에 대해서 정하고 등기하더라도 법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6. 어떻게 등기하나요? 절차와 필요한 서류에 대하여 설명해주시죠.

부부재산약정등기는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약정자, 즉 결혼 당사자 쌍방이 함께 신청하여야 하고, 남편이 될 사람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등기과 또는 등기소에 신청하여야 합니다. 또한, 부부재산약정등기 신청서에는 부부재산약정서, 각 약정자의 인감증명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서면, 주소를 증명하는 서면, 주민등록번호를 증명하는 서면 등이 첨부되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3조).

​​​​​​​7. 등기하고 나서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나요? 변경할 수 있다면, 그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네, 부부재산약정을 등기했다면 이를 변경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민법은 제829조 제2항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등기한 약정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부부재산약정의 변경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서에 약정 내용의 변경, 재산관리자의 변경 또는 공유재산의 분할을 허가한 재판의 등본이나 이에 관한 약정서를 첨부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4조 제1항).

또한,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다른 한쪽이 부부재산약정의 소멸등기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비송사건절차법 제70조 단서). 부부재산약정 소멸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서에 그 사유를 증명하는 서면을 첨부해야 합니다(부부재산약정등기규칙 제5조 제1항).

​​​​​​​8. 경우는 어떨까요? 부부재산약정서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는 걸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부재산약정은 결혼 중 재산 관계에 대해서만 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대법원은 재산분할청구권 포기, 양육권 포기, 상속권 포기 등과 같은 부부재산약정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협의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약정서를 작성하더라도 추후 재판상 이혼을 하게 되면 그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한 바 있습니다.

사연자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되었고, 재산분할은 이혼이 성립하여야 발생하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사연자가 결혼 전 작성한 부부재산약정서에는 권리가 발생하기도 전인 혼인 전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따라서 대법원 입장에 따를 경우 이러한 부부재산약정서는 부당하고, 법적 효력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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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되면 위자료도 받을 수 있지요?

네, 위자료는 이혼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 즉 유책배우자에게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청구하는 손해배상금입니다. 사연자의 남편은 외도로 이혼에 책임이 있는 것이 명백하므로 사연자는 재산분할 외에 남편에게 위자료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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