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이준헌 변호사 출연).
남편과 저는 20년 전에 결혼식을 올렸고, 저는 결혼 직후 임신을 했습니다. 남편은 시댁에 의존을 많이 하는 성격이었는데, 부부 문제를 항상 시댁과 상의해서 처리하는 게 제게는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당연히 시댁의 간섭도 심했습니다. 부부 사이의 사소한 일들마저도 시댁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아기는 꼭 자연분만으로 낳아야 하고 모유 수유만 해야 한다거나 아기도 교회에 다녀야 된다는 등 장래의 일까지 이미 시댁이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아기 양육까지도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결국 남편과 크게 싸우고 집을 나와 친정으로 갔습니다. 남편에게 시댁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는데, 남편은 부모님이 우리를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이라고 하면서 말을 흐렸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이혼하면 아기는 제가 키워야 되고, 양육비도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집으로 들어오라고만 했습니다. 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이혼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아 따로 이혼 절차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제 물건만 챙겨 나와 따로 살았습니다.
아이는 제가 혼자 키웠고, 가끔 아이가 아빠 얘기를 할 때 남편에게 연락해보았으나,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미 재혼을 한 것 같았습니다. 사춘기인 아이가 상처 받을까봐 아이에게는 아빠가 이민을 갔다고 둘러댔습니다. 지금까지 혼자 힘들게 아이를 키웠고, 이번에 아이가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니 등록금, 기숙사비도 많이 들고 아이가 유학을 준비하고 싶다고도 합니다. 전 남편에게 얘기해도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 남편에게 도움을 받을 법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1. 성인인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성년의 자녀이기 때문에 장래의 양육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부양료 지급 청구를 고려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양의무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부양의무는 신분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서, 이 사연에서처럼 사실혼에서 태어난 자녀는 먼저 아버지와 법률상 친자관계라는 신분관계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2. 법률상 친자관계는 어떻게 인정받아야 하는지?
법률혼 부부가 아닌 사실혼 관계에서 아버지와 법률상 친자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인지라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인지 청구 소송으로 인지의 효력을 발생시켜야 합니다.
3. 인지 청구는 어떻게 하는지?
인지 청구는 자녀나 직계비속 또는 법정대리인이 친부나 친모 또는 검사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친부나 친모가 살아있다면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으나, 만약 사망했다면,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제기해야 합니다.
3. 인지가 되면 부양료를 받을 수 있는지?
이 사연의 경우에 인지가 되더라도 부양료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부양의무는 1차 부양의무와 2차 부양의무로 나뉘는데요. 법원은 미성년 자녀의 양육·교육 등을 포함한 부부간 상호부양의무는 혼인 관계의 본질적 의무로서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1차 부양의무지만 부모가 성년의 자녀에 대하여 직계혈족으로서 민법 제974조 제1호, 제975조에 따라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부양을 받을 자가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2차 부양의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사연의 경우는 2차 부양의무인 경우에 해당하는데, 2차 부양의무로는 유학비용의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4. 지금까지 혼자 양육했는데, 다른 방법은 없는지?
사연자가 지금까지 양육비를 받지 않고 혼자 양육했기 때문에, 전 남편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 청구는 가능합니다.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그 양육에 드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며, 이러한 부모의 자녀 양육 의무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육자는 비양육자인 상대방에 대하여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녀가 이미 다 커서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해서 그 돈으로 유학비를 충당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다만 최근에 변경된 대법원 판례에 의할때, 성인이 된 이후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함).
5. 혹시 전 남편이 사망한 경우에도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지
전 남편에게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기 전에 사망한 경우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양육비 지급의무는 일신전속적인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사망하였다면 누구에게도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핵심 정리
- 다만, 이미 전 남편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해서 법원에서 양육비 채권이 인정된 적이 있고, 그 이후에 전 남편이 사망한 경우에는 이미 성립한 양육비 채무가 상속되므로, 상속인들에게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