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별거 뒤 졸혼하였던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재산분할 문제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조윤용 변호사 출연).

혼인한 뒤 별로 맞지 않았고, 자녀의 호주 유학으로 5년간 별거하게 됨. 한국으로 돌아온 후 상대방과 1년 정도 거주하면서 너무나 고통스러웠음. 견디다 못한 사연자는 집을 팔아 돈을 반씩 나눠 가지고 졸혼을 하자고 제안하였고, 졸혼 합의서를 작성함. 사연자와 상대방은 서로 연락도 거의 하지 않은 채 3년 정도 지냈는데, 3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자신이 암에 걸리고 생활이 어려우니 사연자가 배우자로서 부양책임을 다 하라며, 부양료를 지급해 달라는 것이었음. 이에 사연자는 상대방과의 정식으로 이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됨. 상대방은 이혼을 하더라도 3년 전 나눠가진 돈은 자신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사연자가 상속받아 딸에게 증여하였던 땅도 사실은 사연자의 땅이니 재산분할에 대하여는 다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함.

1) 사연자와 상대방은 이미 3년 전 졸혼을 하기로 하면서 재산 정리까지 마쳤는데, 이로써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지? 또, 상대방의 주장처럼 부부간 부양책임을 져야하는지?

근래 졸혼이라는 개념이 유행하면서 마치 졸혼이 이혼과 유사한 공식적인 제도의 하나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인 듯 합니다만, 사실 졸혼은 부부가 합의하여 별거하는 것에 불과하지, 혼인관계에 대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는 제도가 아닙니다. 당사자들이 합의로 졸혼을 하였다고 하여도 법적으로는 여전히 혼인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고, 법률혼 배우자의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졸혼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부부간의 상호 부양의무는 부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민법 826조 1항 및 833조는 부부간 상호 부양의무에 대하여 정하며,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연자와 상대방이 비록 졸혼을 하고 3년째 별거를 이어가고 있더라도, 여전히 법적인 부부이므로 상대방이 암에 걸리고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 사연자가 일정 부분 부양의무를 부담해야 할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졸혼을 하기로 하면서 재산 정리에 대하여도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애초에 졸혼은 법적으로 혼인 상태는 유지하는 것이므로, 재산분할에 대하여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혼인 중에 이루어진 재산분할 합의로서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이에 사연자가 상대방과 정식으로 이혼을 하게 될 경우, 졸혼을 하면서 재산을 나누어 가졌던 것은 엄밀한 의미의 재산분할이라 할 수 없으므로,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다툰다면 재산분할에 대하여 다시 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졸혼시 당사자들이 재산정리에 대하여 정한 내용이나 실제 이행된 내역 등은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2) 졸혼하기로 하고 별거를 시작하던 당시 집 처분대금을 원고와 피고가 반반씩 나눠 가졌고, 이후 사연자는 딸에게 외국대학 학비 송금, 학자금 변제 등의 용도로, 상대방은 새 거주지 구입 비용 등의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사정들이 이혼 재산분할에 반영될지? 또 사연자가 상속받아 딸에게 증여한 토지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앞서 언급하였듯이, 졸혼 당시 재산정리에 대하여 정한 것은 엄밀히는 재산분할은 아니고, 이후 이혼을 할 경우 재산분할에 대하여 당시 정하게 됩니다.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있어 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혼인관계 파탄 이후 변론종결시 사이에 재산관계의 변동이 있을 경우, 변동이 후발적 사정에 의한 것으로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별거 중 변동된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연의 경우, 집 처분대금을 나누어 가진 시점에 혼인관계가 분명하게 파탄에 이르렀다고 단정짓기는 어렵고, 처분대금을 자녀의 학비와 학자금 대출 변제에 사용하는 등,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와 무관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사연자와 상대방이 소 제기 시점에 보유하고 있던 재산을 대상으로 다시 재산분할에 대하여 정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사연자가 평생 사실상 외벌이를 하고 친정부모님으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은 점이 분할비율에 있어 사연자에게 유리하게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상대방은 졸혼 당시 딸에게 증여하였던 사연자의 상속부동산도 문제삼고 있으나, 사연자가 친정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아 보유하고 있다가, 상대방과의 합의 하에 딸에게 증여한 토지는 별거 시작 당시 상대방과 합의하여 이전한 것이었고, 현재 사연자가 위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분할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사연자는 혼인생활 동안 상대방의 강제적인 성관계로 고통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위자료 등 사연자가 권리구제를 받을 방법은 없는지?

사연자는 상대방의 원치 않는 성관계 강요로 고통받았고, 특히 호주에서 거주할 당시 상대방이 폭력까지 행사하며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맺은 일은 아직까지 큰 상처로 남아있는데요, 부부간의 성관계는 혼인의 본질적 요소이긴 하지만 당연히 부부 상호간의 동의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대방처럼 일방적으로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이고, 나아가 폭행을 가하여 성관계를 할 경우에는 부부간이라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부부간 강간죄 성립 여부와 관련해서 대법원은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도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에는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며 부부간 강간죄 성립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고, 실제로 부부간 성폭행이 인정되어 남편을 강간죄로 처벌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이혼시 위자료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연은 이미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이라 형사처벌의 경우 우선 공소시효 완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져 뚜렷한 증거도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결국은 입증의 문제로 귀결될 것입니다.

5년 별거 뒤 졸혼하였던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재산분할 문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