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조윤용 변호사 출연).
사연자(남)의 부모님은 사연자가 10살 무렵에 협의이혼을 하였고, 사연자는 현재 30대 미혼 직장인으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음. 아버지는 사연자에게 용돈 한 번 주신 적이 없었음.
아버지는 전업주부인 새어머니에게 매달 수 백만 원의 생활비를 꼬박꼬박 지급하였고, 아버지가 자금을 대서 새어머니 명의로 오피스텔을 사주기도 함. 그리고 3년 전에는 새어머니의 아들이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자금으로 2억 원 상당을 보태주기도 하였음.
얼마 전, 사연자의 아버지께서 말기암 진단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후 불과 3개월만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심.
새어머니는 아버지 명의의 재산으로 현재 새어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지금까지 지키고 있었던 시골 땅과 예금이 조금 남아있다고 하면서, 상속인은 새어머니와 사연자 2명이니 법정상속분대로 6:4로 나눠 가지고 정리하자고 하는 상황임.
1) 아버지께서 생전에 새어머니에게 상당한 금전을 지급하고, 부동산을 사주기도 하였는데, 이를 상속재산 분할에 반영할 수 없는지?
우리 민법 1008조는 특별수익에 대한 규정을 두어,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에게서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위해 생전에 증여받은 재산이 있으면 이를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보아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할 때 참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산의 증여가 있었다고 하여 무조건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피상속인의 생전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사연의 경우,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재혼을 한 후 배우자로서 가정을 이루어 함께 생활하였습니다. 이처럼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배우자로서 가정공동체를 형성하여 협력하여 살아온 경우, 생전 증여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그 용도나 가액 등에 따라 특별수익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연자의 아버지께서 새어머니에게 부부 생활비를 지급해 온 것까지 상속분의 선급으로서 특별수익에 포함시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오피스텔의 매수자금을 아버지께서 부담하여 새어머니에게 사준 것에 대하여는 전후 경위, 목적, 재산규모 등에 대하여 좀더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새어머니가 십 수년간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내조하였고, 병 간호를 한 것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우리 민법에서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에 이를 상속분 산정에 고려하여 법정상속분 이상의 상속분을 인정하는 기여분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여분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피상속인을 일반적인 부양수준 보다 특별한 정도로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증식에 특별히 기여한 점, 예를 들면 일상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피상속인의 간병과 돌봄에 매진하였거나,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비용을 전액 부담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취득과 유지를 위해 상당한 자금을 보탠 등의 특수한 사정을 주장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부부간에는 배우자로서 동거·부양·협조의 의무가 있습니다. 사연에서 새어머니는 아버지와의 혼인생활 동안 전업주부로서 주로 집안일을 전담하고, 아버지의 사업을 도왔다고는 하나 주도적인 사업 운영이라기보다는 배우자로서 협조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말기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3개월 정도 간호한 것도 통상의 배우자에게 기대되는 정도를 넘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사연의 내용만으로는 새어머니에게 특별한 기여에 따른 기여분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새어머니의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지원받은 결혼자금에 대한 유류분반환청구의 가능성 및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분할할 수 없는지?
우선, 유류분반환청구의 경우, 새어머니의 전혼 자녀는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한 증여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1년 안에 이루어진 것에 한하여만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어머니의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결혼자금 2억 원 상당을 증여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3년 전에 이루어졌던 것으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통해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한편, 상속재산분할을 할 경우에도 새어머니의 아들이 증여받은 돈 자체를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분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특별수익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상속인이 증여받은 경우만 해당하지만, 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등에 대한 증여와 같이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인에게 증여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한 증여라 하더라도 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보아 상속재산분할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사연의 경우, 아버지께서 결혼자금 2억 원을 배우자의 전혼 자녀, 즉 새어머니의 아들에게 증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새어머니에 대한 증여로 볼 여지도 있으므로 새어머니의 특별수익으로서 상속재산분할에 반영되어야 함을 주장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사연자의 어머니는 이혼 후 혼자 사연자를 받으면서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였는데, 망인의 상속인인 새어머니를 상대로 과거양육비 청구를 할 수는 없는지?
우선, 과거양육비지급의무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라는 신분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의무이므로 그러한 신분적 지위를 가진 당사자 특정 개인에게만 부과되는 인신전속적 의무입니다. 이러한 일신전속적 의무는 상속성이 부정되므로, 이미 기존에 당사자 협의나 재판을 통해 과거양육비에 대해 정해졌다면 그에 대한 채권이나 채무는 완전한 재산권으로 전환되어 상속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속인인 새어머니를 상대로 과거양육비 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거양육비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기존에 당사자간 합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이 생기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서, ‘자녀가 성인이 되고 10년이 지나면 과거양육비청구권의 시효가 소멸하여 불가하다’는 입장으로 대법원의 판례 변경이 있었습니다. 이에 사연의 경우, 설령 아버지께서 아직 생존 중인 상태라 할지라도, 사연자가 이미 30대 중반의 나이로 성인이 된지 10년이 경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과거양육비청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