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송미정 변호사 출연. 2024.8월).
상담자는 필리핀 국적의 여성으로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유학을 왔다가 한국인 남자와 교제를 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주거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남자친구의 집에서 같이 지냈음. 이렇게 지내던 중 상담자는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출산을 하게 되었음. 그런데 상담자가 아이를 출산하자 남자친구는 상담자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고, 남자친구의 냉정한 모습에 상처를 받은 상담자는 유학기간이 끝나자 아이를 데리고 필리핀으로 돌아갔음. 상담자는 필리핀에서 아이를 홀로 키우며 고생을 하다가 아이를 아빠 없는 아이로 남겨두고 싶지 않아 전 남자친구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하면서 아이의 친권자, 양육자는 상담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구를 하였음. 전 남자친구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맞다고 하면서 아이의 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아이의 친권자,양육자로 상담자가 지정되는 것도 반대하지 않았음.
아이에 대한 인지청구와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이 확정된 후 상담자는 아이의 과거양육비와 장래양육비를 전 남자친구에게 청구를 하였음. 이에 대해 전 남자친구는 장래양육비는 줄 것이지만, 전 남자친구와 아이의 친자관계는 자신이 아이를 인지한 후부터 형성디기 때문에 아이의 과거양육비는 줄 수 없다고 하고 있음

(1) 상담자의 과거양육비 청구에 한국법이 적용되는지
필리핀 국적인 상담자분은 한국인 남자친구가 자녀를 인지한 후 자녀에 대한 과거양육비와 장래양육비를 청구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 우선 상담자분의 청구에 한국법이 적용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을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사건의 준거법 문제라고 하고, 이를 정하고 있는 법이 국제사법입니다.
국제사법에서는 양육비와 관련된 부양의 의무에 적용되는 법에 대해서,“부양권리자, 즉 아이와 부양의무자, 즉 전 남자친구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부양의무자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적법에는“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은 부 또는 모에 의해 인지된 자는 법무부장관에게 신고한 때에 대한민국국적을 취득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분께서 아이에 대한 인지청구확정 후 이런 사실을 법무부장관에게 신고하여 아이가 한국국적을 취득한 상태라면 아이의 양육비 청구에 한국법이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인지에 따른 과거양육비 청구에 대하여
상담자분의 양육비청구 사건에 한국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인지의 효력에 대하여“인지는 자녀의 출생 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판결이 확정되는 것으로 자녀에 대한 법률상 부양의무가 현실화되기는 하지만, 부모의 자녀에 대한 법률상 부양의무는 자녀의 출생 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녀의 양육자는 인지판결의 확정 전에 발생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양육자가 비양육자에게 비양육자가 부담했어야 하는 과거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3) 과거양육비 부담의 정도에 대하여
부모는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부모 중 누가 자녀의 친권을 행사하는 자인지 또는 누가 자녀의 양육권자이고 현실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자인지를 물을 것이 없이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의무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부모 중 어느 한쪽만 자녀를 양육하게 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녀의 장래양육비 뿐만아니라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비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그러나 양육자가 양육비를 청구하기 이전의 과거의 양육비 전부를 일시금으로 비양육자에게 부담시키게 되면, 비양육자에게 예상하지 못하였던 부담이 되어 가혹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은 비양육자가 분담해야 하는 과거양육비의 액수를 정할 때,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와 그에 소요된 비용의 액수, 비양육자가 부양의무를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와 부양의무를 알게 된 시기, 양육자가 청구하는 금액이 양육에 소요된 통상의 생활비인지 아니면 자녀의 치료비 등 이례적이고 불가피하게 소요된 다액의 특별한 비용인지 여부, 당사자들의 재산 상황이나 경제적 능력과 부담의 형평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액수를 비양육자의 과거양육비 액수로 정하게 됩니다.
- 한편, 최근 법원은 이전에는 청구기간이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던 과거양육비의 청구기간을, 자녀가 성년에 이른 때로부터 10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부모의 부양의무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과거양육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겠지만, 자녀가 성년이 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거액의 과거양육비를 비양육자에게 일시 청구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으로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