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송미정 변호사 출연. 2024.8월).
상담자는 40년 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떤 남자를 만나 교제하게 되었고, 상담자가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을 하게 되자 그 남자는 상담자와 결혼을 약속하였음. 그래서 상담자는 아들을 낳고 그 남자와 혼인신고를 하고 아들의 출생신고도 하려고 했는데, 그 남자는 이미 법률상 아내가 있었고, 그 아내와의 사이에 자녀가 3명이나 있었음. 상담자는 그 남자의 아내에게 자신도 그 남자에게 속은 것임을 밝히고 그 남자와 아내가 아들만 맡아준다면 그 남자와 헤어지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했음. 그러나 아내는 아들을 맡을 수 없다고 거절하였고, 그 남자는 떠나려는 상담자를 붙잡아 아내와 이혼하고 상담자와 함께 살겠다고 하며 집을 나와 아내를 상대로 이혼청구를 하였음. 그러나 아내가 이혼을 거부하여 유책배우자인 그 남자의 이혼청구는 기각이 되었음. 아들 때문에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된 상담자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그 남자와 살게 되었고, 그 남자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그 남자의 아내 대신 그 남자의 부모님까지 모시고, 가족 경조사도 전부 챙기는 등 실질적인 아내역할을 도맡아 하였음. 함께 열심히 일한 덕분에 상담자와 그 남자는 그 남자 명의로 아파트, 토지, 건물을 매수하는 등 상당한 재산을 이룰 수 있었음. 그 남자는 이 재산은 상담자 덕분에 이룩한 재산이므로 상담자와 그 아들에게 가는 것이 맞다고 하면서 상담자와 그 아들에게 그 남자 명의 재산을 절반씩 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주었음. 얼마 후 그 남자가 사망하자 상담자와 그 아들은 유언장을 근거로 그 남자 명의의 부동산들에 대한 명의이전을 마쳤음.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의 본처와 본처 자녀들이 나타나 상담자가 그 남자 재산을 가로챘다고 하면서 유언장을 보여달라고 행패를 부렸음. 상담자는 아무리 본처와 본처 자녀들이라고 해도 상담자와 그 남자가 이룩한 재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유언장 보여주기를 거부하였음. 그러자 본처와 본처의 자녀들은 상담자와 그 아들이 유언장을 은닉했으니 상속결격이라고 하면서, 상담자와 아들로 명의가 이전된 그 남자 명의 부동산들은 모두 자신들이 가져가야 하고, 상담자는 그 남자와 장기간 부정행위를 한 자이므로 거액의 위자료를 내야 한다고 하면서 소송을 제기하였음

(1) 상속인 결격사유에 대하여
우리나라 법에서 정하고 있는 상속인 결격사유로는
1) 피상속인 등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2) 고의로 피상속인 등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유언의 철회를 방해한 자,
4)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
5)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ㆍ변조ㆍ파기 또는 은닉한 자
가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인은 법률상 배우자,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 방계혈족 등 친인적 관계에 있는 자들인데, 상담자분과 그 남자분 사이는 법률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아니므로 상담자분에게는 상속인 결격사유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만약에 상담자분과 그 남자분 사이를 사실혼관계로 보더라도 상속인의 지위는 법률상 배우자에게만 인정되는 것이므로 상담자분께서는 상속인 결격사유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2) 유언장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상속결격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한편, 상담자분께서 그 남자분의 상속인인지 여부를 떠나서, 유언장을 보여주지 않은 행위가 상속결격에 해당하는 행위인지를 살펴보자면, 상속결격은 법정사유가 인정되면 상속권 박탈이라는 중대한 효과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므로 그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유추에 의하여 상속결격사유를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은닉한 자’라 함은 유언서의 소재를 불명하게 하여 그 발견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자, 유언서의 존재여부나 유언서의 내용을 알지 못하게 방해한 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담자분께서는 이미 유언장을 등기원인으로 하여 상속과 관련된 등기를 마친 상황이고 본처와 본처의 자녀들은 해당 등기부의 등기원인만으로도 유언의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상담자분께서 가령 그 남자분의 상속인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싱딤지븐께서 본처와 본처의 자녀들에게 유언장 자체를 직접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을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은닉한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처와 본처 자녀들이 상속인 결격을 문제삼아 피상속인 명의였던 재산을 자산들에게 내놓아라고 할 수 없을 것이지만, 본처와 본처의 자녀들은 상속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유언으로 상담자분과 아드님께 증여된 부동산들에 대하여 유류분반환은 청구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어느 정도 유류분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내려질 것입니다.
(3) 불법행위 책임에 대하여
그 남자분과 본처와의 혼인관계가 사실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고, 그 남자분과 본처와의 혼인관계가 파탄된 원인 중 하나가 상담자분의 행위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였더라도 일방의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때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이나 주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이 없는 이상, 제3자가 파탄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인제공 행위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와 같은 파탄상태에서 이루어진 부정행위에 대해서까지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핵심 정리
- 그런데 불법행위 손해배상의 시효는 불법행위를 안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으므로, 그 남자분이 사망하기 3년 이전의 사실혼 관계에 대해서는 시효가 완성되어 본처가 상담자분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고 최근 3년의 사실혼은 본처와 그 남자의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상태였기 때문에 위 기간 또한 상담자분께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원인제공행위에 대한 책임도 이미 40년 전에 원인제공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역시 시효가 완성되어 상담자분께는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 그런데 이러한 법원의 입장은 중혼적 사실혼관계나 부첩관계에 있는 자를 면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사실을 알게 된 후 오랜 기간 그 상황을 방치하다가 혼인파탄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사망한 후에서야 제3자에게 뒤늦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취지일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