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있는 상태에서 유언, 가능한가요?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우진서 변호사 출연. 2024.7월).

저는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나 중학교 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이후 아버지께서 세 형제를 키워주셨습니다. 큰 형은 19살 무렵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 집을 나간 이후 가족들과 연락을 끊었고, 이후 작은 형과 저, 아버지가 같이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저희를 다 키우신 후 조그마한 상가를 매수하여 월세를 받아 노후를 보내고 계십니다.

저는 성인이 된 후 아버지에게 큰 형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꺼냈지만 아버지께서는 본인에게 자식은 작은 형과 저 둘 밖에 없다며 화를 내셨고 저도 찾지는 못하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아버지께서 치매 판정을 받게 되었고 중등도의 치매였던 아버지께서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싫다고 하셔서 작은 형과 저는 서로 연락하여 아버지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큰 형이 갑자기 아버지와 저희 형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버지는 큰 형에게 왜 찾아왔냐며 그 자리에서 나가라고 소리치시며 냉랭하게 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큰 형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자신의 상가건물 때문인 것 같다며 자신이 사망하기 전에 미리 위 건물을 작은 형과 저에게 남기겠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어 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치매 정도가 점점 심해지시는 상황이라 작은 형과 저는 후견개시신청도 논의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버지께서 유언을 하실 수 있으실까요? 나중에 치매를 이유로 무효가 되지는 않을까요?

1) 사연자분께서 많이 답답하실 것 같아요. 나중에 큰 형이 치매에 걸리신 아버지께서 의사를 표명하신 건 아니신지 의심하여 형제들 사이에 싸움이 될까 걱정도 하시는 것 같구요. 치매를 앓고 있는 상태에서 유언, 가능한가요?

유언은 자신이 사망한 후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분배할지를 미리 정하는 법률행위입니다. 민법상 유언은 성년일 것,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즉 유언이 유효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유언 당시의 정신상태입니다. 사안에서는 유언자가 치매임에도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이루어졌는지로 볼 수 있는가가 문제되나, 치매를 앓고 있던 시기라 하더라도 유언 당시에 의사능력이 있으면 유효한 유언이 될 수 있습니다.

2) 그렇다면 법원에서는 유효한 유언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서 어떠한 자료 등을 기준으로 유언자의 당시 심리적 능력을 판단하는 건가요?

법원에서는 유언의 유효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언자의 당시 행동이나 대화내용,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증언 뿐만 아니라 유언을 할 당시의 유언자의 나이 및 지식 등도 고려합니다. 통상적으로 사안과 같이 유언자가 치매일 경우 유언할 당시 치매에 관한 의료기록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감정하여 치매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여 의사능력의 유무를 추단하기도 합니다.

하급심 판례이기는 하나 치매를 진단받은 유언자가 심문기일에 참석하여 직접 한 진술이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며 유언당시의 상황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게 진술한다며 유언자의 심문기일의 진술을 근거로 유언능력을 인정하기도 하였습니다.

3) 치매를 앓고 계신 부모님이 계신 경우 최근들어서 향후 발생할 재산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후견개시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후견개시신청을 하였는데, 임시후견인이 지정된 상황에서 피후견인이 임시후견인의 동의 없이 유언장을 작성한 경우라면 유언이 유효할까요?

이 때에도 유언 당시 유언자의 의사능력유무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사안에서 아버지의 치매가 중등도에 해당하기는 하시나, 이미 말씀드린 법원의 판단기준들로 의사무능력상태가 아니라 판단된다면 유효한 유언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법원에서도 중등도의 치매진단이 있었던 사안에서 여러 자료들을 검토하여 의사능력이 있는 함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어도 유언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유언당시 이미 치매 증상이 상당히 진행되어 그 법률적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였다면서 유언을 무효라고 판단하기도 하였으니, 당시 유언자의 의사능력유무에 관련된 자료, 평소 유언자의 언행 등에 대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챙겨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그러네요. 그런데 유언할 당시나 평소 유언자의 언행 등이라고 하면 이미 과거의 일이잖아요.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 자료를 찾아서 챙기려면 너무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유언당시에 향후에 문제될 소지를 다소 줄일 방법이 있을까요?

치매 환자에 적합한 유언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민법에서 정한 유언 방식에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선 향후 발생할 유언의 무효에 대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사능력이 있는 상태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하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을 택하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유언서를 작성할 때 유언당시 의사능력이 존재한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증인은 법적으로 유언자의 정신상태와 유언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전문가이므로 유언서를 공증받으면서 유언서 작성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유언자의 정신상태를 확인한 후 서류를 작성할 수 있기에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적 효력을 더 강하게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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