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박세영 변호사 출연. 2023.12월).
의뢰인은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법률상 혼인관계임.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로 인하여 갈등이 잦아지면서 배우자와 이혼을 결심하였음. 의뢰인이 배우자한테 이혼을 요구하자 화가난 배우자가 의뢰인과의 결혼사진 액자를 무릎으로 찍어 파손하거나 배우자 근처에 놓여있던 빨래 건조대를 벽쪽으로 집어 던지면서 폭력적으로 행동하였음.
의뢰인이 재차 이혼을 요구하자 갑자기 냉장고에서 소주병 1개를 꺼내서 ‘죽어버리겠다’고 소리를 질렀으며 소주병으로 식탁을 내려쳐 깨뜨린 다음 유리조각으로 손목을 그었음.

(1) 의뢰인과 배우자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물건을 파손한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인정됩니다. 타인의 재물에는 재물의 소유권이 행위자 이외의 타인에게 속하는 것으로 타인과 공동소유에 속하는 재물도 타인의 재물에 해당합니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도2432 판결 참조). 나아가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재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다는 것을 말하고,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포함됩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등)
일반적으로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물건은 타인의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법률적으로 공동소유의 물건도 절도죄, 재물손괴죄 등에서 규정하는 타인의 재물로 평가되므로 부부가 함께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손괴하는 행위는 형법상 재물 손괴죄가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의뢰인의 사안의 경우에도 배우자가 결혼 액자와 빨래 건조대를 파손한 행위는 모두 형법상 재물손괴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3고단2907 판결, 울산지방법원 2023고단2423 판결 참조).
(2) ‘죽어버리겠다’면서 자해한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형법 283조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일반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협박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협박죄에서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는 통상 언어에 의하는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거동으로 해약을 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므로 행동 자체가 해악의 고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4316 판결 참조).
의뢰인의 사안의 경우, 배우자가 단순히 ‘죽어버리겠다’는 말만 하면서 자해행위 시늉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유리조각으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버리면서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배우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해악을 가할 듯이 위세를 보였으므로 의뢰인이 실제 공포심을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그러한 행위는 협박에 해당한다고 할 것입니다. 특히, 위험한 물건인 유리조각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으므로 배우자의 행위는 특수협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3고정285 판결 참조).
(3) 배우자의 폭력적인 성향으로 인해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보복을 당할까 두려운 경우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과거에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부부 갈등에 대해서는 사적인 영역으로 보아 국가 및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점에 대해 사회적 공감이 형성되면서 사소한 부부싸움으로 치부하지 않고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법과 제도가 갖추어졌습니다.
핵심 정리
- 가정 내에서 배우자가 폭력적인 행동을 할 경우 그러한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하여,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9조에 따라 가정폭력행위자를 주거에서 퇴거하도록 하고 주거 및 직장 100미터 이내에 접근과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할 수 있는 임시조차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퇴거 및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는 2개월을 초과할 수 없으나,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합니다.
- 가정폭력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였거나, 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조치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5조의 2에 따라 거주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직접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하여 임시조치와 같이 가정폭력행위자의 퇴거 및 접근금지 등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나아가 가사소송법 제62조에 따라 이혼 청구를 하면서 동시에 접근금지 등의 사전처분을 신청하여 배우자의 접근을 금지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