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면 혼인 무효 소송 제기 없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 가능한지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박세영 변호사 출연. 2023.12월).

의뢰인은 대학생때부터 10년간 교제한 남자친구가 있지만 부모님이 지속적으로 교제를 반대하였음. 의뢰인 부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계속되자 남자친구는 의뢰인에게 부모님에 대한 항의의 의사표시로 혼인신고를 마치자고 하였음. 의뢰인은 남자친구와 아직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치면 부모님이 더 이상 남자친구에게 함부로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혼인신고를 마쳤음. 그러나 막상 혼인신고를 마치고 나서는 부모님이 큰 충격을 받을까봐 말하지 못하였음. 지금은 혼인신고를 마치고 약 3년 정도가 지났으나 남자친구와 관계가 좋지 않아 헤어지고 싶은 마음임(서울가정법원 2006. 9. 15. 선고 2006르60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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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인의 합의가 없는 혼인은 유효한 것인지?

혼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당사자의 ‘혼인의사의 합치’와 ‘혼인 장애 사유’가 없어야 하며 형식적으로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민법 제815조 제1호는 당사자간의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혼인은 무효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812조는 혼인은 가족관계등록등에관한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면 이는 무효인 혼인이라 할 것입니다.

법원은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 혼인무효 사유로 정한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서 당사자들이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판단해야 하며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였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된다고 판시하였으며(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9므11584, 11591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는지 여부는 혼인신고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므28판결 참조)고 하였습니다.

(2)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면 혼인 무효 소송 제기 없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 가능한지(대법원 2009. 10. 8. 자 2009스64결정)?

법원은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사항이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07조에 따라 확정판결에 의하여 정정할 수 있음이 원칙이나, 신고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행위에 관한 가족관계등록부상 기재사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확정된 형사판결(약식명령 포함)에 의하여 무효임이 명백하게 밝혀진 때에는 법 제105조(무효인 행위의 가족관계등록기록의 정정)에 따라 사건 본인의 등록기준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실제로는 혼인할 의사가 전혀 없이 중국 국적의 조선족의 한국 입국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에는 혼인의사의 합치가 결여되어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보아 혼인무효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5조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의뢰인의 입장에서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 하여도 그러한 사실을 혼인 무효 확인의 판결로서 확인받거나 가장혼인행위로 인한 형사처벌을 통해 혼인의사의 합치가 없음이 명백하게 드러지 않았다면, 곧바로 가족관계 등록부 정정이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3) 의뢰인의 경우 혼인 무효의 소송을 제기하여 혼인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현행 법령은 혼인신고로써 혼인이 성립되는 법률혼주위를 취하고 있으므로, 법원은 일단 혼인신고가 적법한 절차를 밝아서 이루어진 경우 그 혼인은 당사자 사이의 혼인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서 일응 유효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충분한 증거에 의하여 그 추정을 뒤집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핵심 정리

  • 법원은 통상 교제 중 일방이 혼인신고서를 혼자 작성하고 상대방의 신분증과 도장을 임의로 가져가서 혼인신고를 마치는 경우(부산가정법원 2020. 10. 28. 선고 2019르21143 판결), 상대방이 혼인신고 당시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에 대하여 정상적인 인식을 가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을 결여하여 의사결정능력과 판단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어 혼인의 사회적,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경우(창원지방법원 2012. 3. 23. 선고 2011드단9086 판결)에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것으로 보아 혼인이 무효임을 확인하였습니다.
  • 실제 법원은 자신의 아버지를 간병하는 간병인이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마친다면 좀 더 정성껏 간병해줄 것으로 기대하여 아버지와 간병인과 함께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이후 아버지가 사망자 아버지와 간병인 사이 혼인의 의사가 없음을 이유로 혼인 무효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혼인무효사유로서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 정한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을 때’란 당사자간에 부부관계로서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가 전혀 없이 다른 어떠한 방편을 위하여 혼인신고를 하는 이른바 가장혼인의 경우나 당사자 일방에게 실질적인 혼인의사가 결여된 경우를 의미하므로 혼인신고 당시에 망인과 간병인 사이 혼인의 합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혼인 무효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09. 2. 10. 선고 2008드단4094 판결).
  • 의뢰인의 경우, 의뢰인과 남자친구 모두 대학교를 졸업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점에 비추어 혼인신고 당시 혼인신고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였으며 혼인의 사회적,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할 것이며, 실제 혼인신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였고 혼인신고를 단순히 부모에게 시위하려는 수단으로 혼인신고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그러한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였다고 하여도 그 궁극적인 목적은 여전히 당사자 사이의 혼인이라 할 것이므로 혼인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도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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