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남편을 사랑하지 않지만 아이 때문에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아내, 상간녀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을까?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이채원 변호사 출연. 2024.2월).

저는 아내와 결혼 3년만에 어렵게 아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갈 무렵부터 엄마와 아빠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성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자폐스펙트럼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아이의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제가 회사에 간 동안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 아내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고, 가사도우미는 대부분 얼마 안 가 그만두더라구요.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은지 2년 만에 우리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교육관이 달라 매일 다투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아이 문제가 아니면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게 되었어요.

어느 날, 아내가 그러더군요. 이게 다 당신때문이라고. 아빠가 24시간 곁에 없으니 아이가 더 심해진거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장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회사와 집을 오가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는데 다 저때문이라고 하니까요. 충격을 받아 집을 나오고, 아내와 대화를 통해 아이는 매주 평일에 아내가, 주말에는 제가 보는 것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떨어져 살던 중, 우연한 기회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아내와 저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아이의 부모라는 형식적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참에 애매한 사이를 정리하고 싶어 협의이혼을 하자고 이야기 했는데, 아내는 아이에게 아빠라는 타이틀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펄쩍 뛰더군요. 재판이혼을 하겠다고 하니 그럼 자신은 상간소송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되었는데 이게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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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거기간 중 만난 상간녀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제3자가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하여 가정이나 혼인이 파탄되었거나, 그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면 상간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간 소송은 배우자와 반드시 이혼을 하거나, 이혼을 전제로만 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혼인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는 아내쪽에서 남편과 이혼 이야기가 오가는 것과 상관없이 상간녀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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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별거기간이 어느 정도 되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보는지

만약 사연자의 아내가 상간녀에게 상간 소송을 할 경우, 상간녀는 사연자와 아내가 오랫동안 별거 중이라는 이유로 이미 혼인이 파탄된 후 만났기 때문에 외도가 아니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우리 판례도 이미 부부생활이 완전히 파탄된 경우라면 제3자의 행위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자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별거기간이 어느정도 되어야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 문제가 되는데요, 법원마다 특정 기간을 기준으로 두고 판단하기보단 별거에 이르게 된 경위, 남편과 아내가 별거 과정에서 서로 얼마나 왕래가 있었는지 등을 두고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최근 남편이 집을 나간 뒤로 3년간 서로 연락 없이 별거한 경우 바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하여 이혼을 인정해 준 사례도 있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는 외도로 인하여 별거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내와의 다툼 후 집을 나가는 바람에 자연스레 별거생활이 시작된 케이스인데요. 별거 기간이 2년정도 되었지만 아주 장기간이라 볼 수는 없고, 별거 기간 중에도 매주 주말 아내를 만나 아이를 데려오고, 아이 문제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다면 완전히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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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약 사연자가 재판이혼을 청구할 경우 이혼이 가능한지 여부

사연자와 아내가 서로 더 이상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은 사연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는데요. 사연자 입장에서는 부부가 서로를 좋아하지 않고 별거까지 시작했으니 이혼을 해달라고 소송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것 같습니다. 우리 법원은 민법 제840조 각 호의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할 경우 이혼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사연자의 입장에서는 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주장하며 더 이상 혼인관계의 실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이혼청구를 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법원은 이혼하려는 부부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검토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고, 자녀에게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별거를 끝내고 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사연자의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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