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이채원 변호사 출연. 2024.2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어느 날 아빠가 미국으로 유학갈 생각이 없냐고 물었고, 저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만족하지만 도와주실 수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오겠다고 대답했어요. 아빠는 제 미국 유학에 적극적이셨고, 직접 상담까지 다녀오며 어떤 학교가 좋을지 의논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지금까지 딸 키우느라 고생했으니 미국 가서 환기 좀 하고 오라고 하셨어요. 저는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렇게 엄마와 둘이서 미국살이를 시작했습니다. 2년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어머니께서 갑자기 아빠가 바람을 피웠다고 하시더라구요. 알고보니 엄마와 제가 미국으로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집에 다른 여자를 데려오기 시작했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엄마의 친구가 이 모습을 여러번 목격하는 바람에 들통났다고 해요. 엄마와 아빠는 이 문제로 크게 싸우셨고, 결국 협의 이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아빠가 바람피운걸 들켰던 그 날부터 매달 보내주시던 유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끊으셨다는 거에요. 다행이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아 간신히 유학비용을 대주시긴 했지만 힘들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엄마를 도와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빠에게 유학비 및 생활비를 부양료로 청구해보려고 합니다. 받을 수 있을까요?

1) 부양료 청구 소송은 언제 제기할 수 있는지
일반적으로 부양료 청구라고 하면 민법 제826조 제1항에서 규정한 부부간 상호부양의무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부부 일방 중 부양의무자는 부양을 받을자의 생활을 자신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해야 하는데요, 이를 1차 부양의무라고 합니다.
사연자의 경우처럼 부모가 성년의 자녀에 대하여 부담하는 부양의무는 민법 제974조 제1호, 제975조에 규정되어 있는데요, 이 때는 부양의무자인 부모가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부양 받을 자녀가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때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합니다. 이를 제2차 부양의무라고 하죠.
이처럼 1차 또는 2차 부양의무에 해당할 경우 부양권리자는 부양의무자에게 부양료 심판 청구를 할 수 있고, 실무에서는 거의 대부분 생활이 어려워 자녀로부터 생활비를 받고자 하는 부모나, 부부 한쪽으로부터 생활비를 받던 중 생활비가 끊기자 이를 상대로 부양료를 청구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 유학비용과 생활비를 부양료로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사연자의 경우처럼 성년이 된 자녀가 부모에게 부양료를 청구할 경우 이는 2차 부양의무에 해당됩니다. 2차 부양의무는 성년인 자녀가 객관적으로 보아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충당할 수 없는 곤궁한 상태인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데요, 우리 법원은 자녀의 생활 정도와 부모의 자력 역시 함께 참작하여 통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비용의 범위로 한정하여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미국 유학비용을 통상적인 생활필요비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연자 입장에서는 아빠가 먼저 유학을 권유했고, 미국까지 가서 공부를 시작했으니 당연히 끝맺음 역시 아빠가 해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요. 아직 젊은 사연자의 나이나 학력,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보면 아버지의 부양 없이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유학비용을 부양료로 지급할 의무가 인정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제2차 부양의무를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핵심 정리
- 3) 사연자가 자신의 유학비용 및 생활비에 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상간녀에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
- 사연자는 아버지의 불륜으로 인해 부모가 협의 이혼하고, 자신의 유학비와 생활비마저 끊겨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입었습니다. 따라서 부양료 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상간녀에게라도 위자료 소송을 걸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데요. 간혹 상담을 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외도로 인한 이혼 가정 자녀분인데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케이스가 있더라구요.
- 이에 관해 우리 판례는 간통행위를 한 상간자가 해의를 가지고 자녀에 대한 양육이나 보호 내지 교양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녀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으면 자녀가 상간녀에게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만약 사연자의 아버지가 만나고 있는 상간녀가 일부러 유학비를 보내지 못하도록 매우 적극적으로 사주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입증한다면 위자료 청구도 가능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