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내연녀가 우리 남편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를 한 경우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류현주 변호사 출연. 2024.3월).

안녕하세요. 저희 어머니를 대신해 사연을 보냅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40년간 법적 부부로 지내오시며 슬하에 3남매를 두고 계십니다. 저는 첫째 아들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분이신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고군분투하며 대학까지 마치셨고, 좋은 직장에 다니던 중 돈을 벌어야겠다는 열망으로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세 자녀를 키우시며 아버지를 성심성의껏 내조하셨고, 아버지는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에 힘입어 꽤 큰 규모의 중견기업 사장이 되셨습니다.

그렇게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제가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께서 가출해서 집에 안 들어온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열 몇 살이나 어린 여자와 살림을 차려 같이 살겠다고 하면서, 어머니께 졸혼을 요구하셨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물론 저희 세 자녀도 충격과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만, 아버지께서는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양책임 만은 다 하셨고, 자녀들 대학 등록금은 물론 결혼자금까지 넉넉히 대주셨으며, 결혼식 때는 혼주 자리에도 앉으셨고, 가끔이지만 자녀, 손주들과 외식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그럭저럭 세월이 흘렀는데, 최근 아버지의 내연녀가 아버지에게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소송’을 하였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내연녀는 자신이 아버지와 10년 넘게 혼인 생활을 한 ‘사실혼 배우자’라고 하면서, 아버지의 재산 50%를 분할 해달라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오랜 세월 아버지의 외도를 눈감아 온 것은, 아버지께서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부양하였고, 또 아버지의 재산이 추후 자녀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내연녀가 아버지 재산을 받아 가는 것은 절대 보지 못하겠다고 하시며 앓아누우셨는데요, 내연녀의 청구가 정당한 것인가요?

(1) 사연에서 내연녀가 아버지를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했다고 하는데, ‘재산분할’이 무엇인지 일단 설명해주세요.

먼저, 재산분할이란 결혼생활을 통해 형성된 부부 공동의 재산에 대하여, 결혼생활을 종료하면서 청산을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즉, 재산분할청구를 하려면 그 전제로 ‘결혼생활’을 하였어야 하고, 또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형성된 재산’이 존재해야 합니다.

(2) 재산분할청구는 결혼생활을 통해 형성된 재산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네요. 그런데 법적 배우자가 아닌 경우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건가요?

재산분할 청구에서의 ‘결혼생활’은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부부로 산 것만이 아니라, 법적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춘 경우, 즉 ‘사실혼’인 경우에도 해당이 됩니다. 즉, 사실혼 배우자도 사실혼관계가 해소 또는 파탄되는 경우에 상대방 배우자에게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가 있습니다.

(3) 사실혼 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는 있는데요, 정확한 법적 개념이 있죠? 사실혼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사실혼’은 ‘동거’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특정한 사안에서 법률혼에 준하여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지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 동거가 아닌 ‘사실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요합니다. 주관적인 요건으로는 ‘혼인의 의사’가 있으야 하고, 객관적인 요건으로는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판례가 사용하는 표현이라 조금 어렵게 느껴지시죠? 쉽게 말하면, 혼인신고만 안 했지, 타인이 봐도 부부라고 볼 만한 정도는 되야한다는 것이죠. 사실혼이 인정되는 가장 쉬운 조건은 결혼식을 했는데 혼인신고만 안 한경우를 들 수 있겠고, 결혼식을 안 했어도 양가 부모님과 사위, 며느리로서 교류를 하고,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하며 경제적 공동체로 지낸다면 사실혼 관계라 할 수 있겠습니다.

(4) 사연의 경우 내연녀는 10년이상 사연자분의 아버지와 사실혼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래 보이는데 어떤가요?

네. 사연에서 아버지는 내연녀와 무려 10년 이상 같은 주소지에서 동거를 하신 걸로 보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공동체로서 생활을 하셨을 것이고요. 사연에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양가 부모님 및 형제자매들과도 교류를 하였다면 사실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5) 그런데 사실혼관계가 인정된다 해도 우리 사연처럼 법적인 배우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법적인 배우자에게 너무 가혹해지는대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 법원에서는 사실혼의 주관적, 객관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라고 해도 따로 법적인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실혼에 대해 법적이 보호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혼적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즉, 중혼적 사실혼은 일부일처제를 채택하여 중혼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 법제 하에서는 원칙적으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사실혼관계 해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나 재산분할 청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남편의 내연녀가 우리 남편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를 한 경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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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연의 경우 내연녀가 사실혼관계 해소를 이유로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을지?

사연의 경우 사연자의 부모님께서는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중이기 때문에 아버지와 내연녀의 관계가 바로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합니다. 앞서,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 재산분할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다만, 이 경우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즉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거나, 이혼의사가 합치되었음에도 형식상 이혼신고만 안 한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중혼적 사실혼이라도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해줍니다.

핵심 정리

  • 사연의 경우 사연자분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상대로 이혼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어 보이시고, 아버지도 가정에 대한 경제적 부양의무는 다 하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녀들과도 종종 교류를 하셨고요. 그렇다면 사연자 분의 부모님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고, 따라서 내연녀와 아버지의 관계는 법적 보호를 못 받는 중혼적 사실혼이므로, 내연녀의 재산분할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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