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안 만난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후에도 계속 만나는 상간녀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류현주 변호사 출연. 2024.3월).

안녕하세요. 저는 두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아내와 저는 대학시절 캠퍼스 커플로 만나 자연스레 결혼하였고, 15년간 큰 문제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불행히도 작년에 아내가 갑상선 암에 걸려 항암치료와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직장에 간병휴직을 하고 성심성의껏 아내를 돌보았고, 다행히 경과가 좋아 현재에는 완치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크게 아프고 난 후 아내가 변했습니다. 아내는 원래 직장과 집밖에 모르던 사람인데, 이제 자기 인생도 좀 즐겨야겠다며 댄스동호회에 가입을 하더라고요. 저도 아내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생활을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해서 적극 지지를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댄스동호회에 나가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고, 뒷풀이를 한다며 밤 늦게나 새벽에 귀가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심지어 회원들과 워크샵을 간다며 1박 2일간 타지로 놀러 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니 저로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차량 블랙박스를 돌려보았는데요, 놀랍게도 아내에게 내연남이 있었습니다. 같은 동호회에서 만난 남자같았는데, 두 사람이 애정표현을 하는 내용, 같이 모텔에 드나드는 장면이 모두 찍혀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추궁하니 아내도 부정행위 사실을 시인하였고, 상대 남성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저는 상대 남성과 만나서 다시는 아내와 만나지 말고, 또 연락하거나 만나면 1회당 200만 원씩을 위약금으로 지급하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얼마간은 잠잠한 듯했습니다. 그런데 합의서 작성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아내가 내연남과 다시 만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두 사람은 댄스동호회 활동을 여전히 같이 하며 교외로 데이트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이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내의 내연남을 상대로 제가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1) 사연자분이 아내의 내연남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합의서를 작성하셨는데요, 이렇게 사적으로 작성한 합의서가 법적 효력이 있을까요?

네 물론입니다. 우리 법은 기본적으로 계약자유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 의사표시의 내용이 일치하면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계약 체결, 상대방 선택, 내용 결정, 계약 방식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내용의 계약을 무한정 허용하면 자칫 인권을 침해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가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계약은 무효로 하는 등 일정한 제약을 가하고 있습니다.

사연에서 내연남과 아내가 다시는 만나지 않도록 하고, 추후 다시 만나면 1회당 200만 원씩을 사연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서의 내용은 법적으로 유효합니다. 만일 다시 만나는 경우 만남 1회당 한 대씩 때리기로 한다고 적었다면 공서양속에 반해 무효가 되었겠지만요.

(2) 내연남은 사연자분의 아내와 다시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도, 이를 어기고 계속 아내를 만났습니다. 합의서에 따른 위약금 또는 약정금청구, 소송으로 할 수 있을까요?

네 최근 이런 유형의 소송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합의서를 작성했고, 합의내용을 위반했으면 소송을 하지 않고 바로 약정금 청구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먼저, 상대방이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도 있고요, 만난 횟수에 대해 다툼이 있을수도 있고, 다 인정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돈을 안 주면 강제로 받아낼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소송을 통해 약정금을 청구하시는 것 같습니다.

소송에서 합의서 위반을 했다는 점을 객관적 증거를 통해 밝히고, 이에 따라 얼마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으셔야 하고요, 판결이 났는대도 상대가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판결문을 가지고 강제집행까지 하셔야 하겠습니다.

(3) 사연처럼 배우자의 부정행위 상대방과 다시는 만나지 말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를 쓸 때, 1회 연락하거나 만날 때마다 1억씩 지급하기로 한다고 하면, 즉 위약금을 아주 큰 금액으로 써도 효력이 있을까요?

네. 사연과 같은 합의서를 작성하실 때 ‘약정금’, ‘위약금’, ‘손해배상금’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시는데요, 어떤 표현을 사용하였는지도 중요하지만,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타 제반 사정을 전부 고려하여 합의를 위반한 사람이 지급해야 하는 금원의 법적인 성격이 무엇인지를 판사님이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금원의 성격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판단이 된다면, 당사자 간 합의한 금액이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에는 판사님이 적절한 금액으로 감액할 수 있게 됩니다. 통상 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소송으로 청구할 경우, 위자료가 3,000만 원을 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만남 1회당 1억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서를 쓰는 경우 감액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과 같은 합의서를 작성하실 때도 가능하면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합의 내용과 합의금을 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4) 네. 우리 사연의 경우 합의 위반에 따른 약정금 외에, 부정행위로 인한 위자료도 따로 받을 수 있는 거겠죠?

이것도 합의서를 어떻게 작성하셨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정금 외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기재하셨어야 하는데, 그러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면 약정금에 부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도 포함된 것으로 판단이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역시, 합의서 작성시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5) 사연자분은 자녀들을 생각해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하시는데요, 아내가 먼저 이혼소송을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네. 많은 분들이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이혼소장을 받으시면 많이 당황스럽고 화도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장을 제출하는 것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유책배우자라도 소장을 제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느냐의 문제일 겁니다. 우리 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받아주지 않고 있는데, 특히 부정행위를 저지른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하면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혼이 안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이혼소장을 보낸다 해도 사연자분께서 이러이러한 이유로 나는 이혼을 원치 않는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이니 기각해달라고 의견을 밝히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나도 혼인을 계속할 진지한 의사가 있으셔야 합니다. 오로지 상대방에 대한 분노 때문에 이혼 기각을 구하시는 건 안 된다는 얘기이고, 이혼소송 과정에서 당사자를 참여시켜 이혼 의사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거치기 때문에, 진심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시려는 의사가 있으셔야 한다는 점, 알고 계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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