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름 짓는 문제로 이혼할 수 있을까요?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 사연입니다.

사연자인 아내는 혼인기간 8년 차인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남편과 상의 끝에 난임 병원에 다님. 그리고 몇 개월 후 드디어 임신에 성공하였는데, 병원에 확인하러 갔더니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함. 성별이 나와서 확인해보니 딸 쌍둥이었음. 임신했을 때는 태명으로 이름을 부르다가, 출산을 앞두게 되자 이름을 짓자는 이야기가 나옴.

아내는 집안 어르신들게 추천을 받거나 작명소에 가서 좋은 이름을 받아오자고 했는데, 남편이 갑자기 예전부터 꼭 하고 싶은 이름이 있었다고 함. 그런데 이름을 들어보니 첫째는 박다롱, 둘째는 박아롱으로 짓고 싶다고 함. 초음파 사진으로 딸 쌍둥이를 발견했을 때부터 그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며, 딸 이름으로 딱이지 않냐며 좋아했음. 그런데 아내는 아이들 이름이 평범하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아롱은 사람 이름으로 많이 쓰이지 않는 것 같고 아롱사태가 생각난다면서 강하게 거부함. 그러나 남편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심지어 만삭인 아내에게 2주간 말도 걸지 않았음. 처음에는 이름 문제로 남편과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다툴 줄 몰랐던 아내는 일단 남편의 화가 풀리기를 기다렸지만, 출산 직전까지 남편이 자신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자 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함.

여기에 회의감을 느낀 아내는 출산을 한 뒤 남편과 이혼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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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이 이름 때문에 이혼을 할 수 있는지?

요즘은 개성있는 이름 등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고, 이름 중 성도 반드시 아버지 쪽을 따르지 않고 어머니 성을 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어지던 이름에 대한 관습을 어기려고 하면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이로 인해 결국 이혼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840조 각 호 사유에 해당하여야 법원이 이혼 청구를 인용해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쪽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거나, 이유도 없이 집에 몇 년 동안 들어오지 않아 사실상 장기간 별거 생활을 하여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유가 있는데요. 아이 이름을 마음대로 짓는다거나, 이상한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 사유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부부의 생활이 아이 이름 문제 때문에 존속될 수 없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② 이름 때문에 이혼을 할 수 없다면, 남편이 만삭인 아내에게 2주간 대화도 하지 않은 것을 사유로 이혼할 수 있는지?

방금 전 말씀드렸던 민법 제840조 재판상 이혼사유 중에는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이 유기의 의미에 대해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뜻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즉 집에 들어와 살지 않는다거나, 전업주부이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거나, 가사일 또는 육아 혹은 가계와 관련된 모든 생활에 대하여 한 쪽에게 떠넘기고 방치하는 등 협조를 하지 않는 경우 유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연의 경우 남편이 만삭인 아내에게 이름 문제로 2주 동안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방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민법상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유기라고 보기는 상당히 어려운데요. 말을 하지 않을 뿐이지 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고, 사연만으로는 남편이 부양적인 요소도 문제 없이 해결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따라서 말을 걸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③ 만약 남편 뜻대로 아이 이름을 지은 뒤, 이름으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다면 스트레스를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결국 남편 뜻대로 아이들의 이름을 박초롱초롱, 박아롱아롱을 지었는데,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며 주변에서 놀림을 받는다거나 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설명해줘야 한다면 점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이 문제로 오랜 기간 시달리다가 나중에 이혼을 청구할 경우, 남편의 고집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을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자녀들의 스트레스를 부모의 이혼 소송에서 쟁점으로 다투는 것에 한계가 있고, 남편 역시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려고 일부러 해당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