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편, 의처증 같은데 이혼할 수 있을까요?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 방송 내용입니다.

아내는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남편을 만났고, 선한 모습의 남편에게 호감이 생겨 먼저 연락처를 물어본 뒤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음. 결국 두 사람은 교제 1년 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음. 결혼식 이후부터 신혼집에 입주하여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함. 남편은 감정기복이 없고, 언제나 아내에게 나긋나긋한 말투로 이야기를 했으며 아내의 기분을 잘 챙겨주는 좋은 사람이었음. 아내 역시 결혼을 잘 했다는 생각에 남편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게 됨.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스치듯 보게 된 화장대 밑 휴지통이 전날과 다른 모습인 것을 발견함. 전날 밤 샤워를 하고 새로 산 립스틱 케이스를 뜯어 마지막으로 버렸는데, 립스틱 케이스가 휴지통 중간쯤으로 들어가있었음. 모르는 사이 휴지통을 쳤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넘어갔는데, 2주 뒤 쯤 우연히 다시 휴지통을 봤다가 또 다시 전날과 쓰레기 배치가 달라져있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음.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남편 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내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휴지통 위에 친구들 모임에서 결제한 영수증 두 장을 위에 올려놓고 잠을 잤음.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영수증이 사라져 있었음. 무서워진 아내는 그날부터 화장대 밑 휴지통 뿐만 아니라 집 거실, 주방, 화장실에 있는 휴지통을 모두 체크하게 되었는데, 일주일 동안 지켜본 결과 아내가 밖에서 사용하고 버린 결제 영수증들이 모두 사라지고, 조금씩 배치가 바뀌어있었음. 이에 아내는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는데, 알고보니 남편은 아내보다 먼저 일어나 출근하기 전 집 안의 모든 휴지통을 뒤져보고 아내가 외부에서 하는 활동을 영수증 등으로 체크해오고 있었던 것임. 아내는 자상한 남편의 두 얼굴을 알게 된 순간 소름이 끼쳐 이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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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의처증이란?

의처증이란 부정망상이라고도 불리는데, 부인 또는 남편이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 중 하나입니다. 아내를 의심하면 의처증, 남편을 의심하면 의부증이라고 하는데요. 그 증상으로는 배우자가 부정한 행동을 하여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느끼는 마음이 든다거나, 의심으로 인해 상대 배우자가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와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믿지 않으며 계속해서 배우자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증거를 찾고 싶어 하고요,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망상에 따른 행동 이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의처증 또는 의부증이 심할 경우 자신의 망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불법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데요, 상대방의 대화를 도청하거나 녹음하고, 비디오 촬영을 하고, 뒤를 몰래 따라다니는 미행을 하며, 나중에는 폭력과 협박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보기 어려운 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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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의처증이 어느정도로 심해야 이혼을 할 수 있는지?

실무에서 사건을 하다보면 상대방 배우자가 의처증 또는 의부증이 심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의처증 때문에 반드시 이혼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고, 상대방 배우자가 늦은 시간에 귀가를 한다거나 팀 회식이 잦으면 언제 귀가할 것인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것도 의처증이라고 하면서 혼인 생활이 너무 괴로웠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실제로 예전 판례를 보면, 아내의 신체에 멍이 든 것을 보고 다른 남성과의 성관계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 의심한 남편이 그때부터 매번 아내의 신체를 검사하고 조금의 변화라도 감지되면 해명을 요구하고, 나아가 아내의 통장과 신용카드 내역을 검사하여 사용처에 대한 사용을 일일이 요구하고, 아내의 통장에서 현금이 나간 기록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남성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하면서 아내를 폭행했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법원은 남편의 망상장애를 인정하면서도 망상장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부부관계가 좋았고, 남편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 증세가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남편이 용서를 구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이혼청구를 기각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의처증에 의한 이혼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한쪽 배우자의 정신질환이 치료나 정성을 들인 간호로 호전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질환으로 인해 가정의 모든 구성원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희생을 요구당하는 경우, 온 가족이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을 받더라도 언제까지 애정을 기반으로 이를 참고 살아 가라고 강요할 수 없어 보일 때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연 속 남편이 단순히 쓰레기통을 뒤져 아내의 활동을 추측해왔던 것만으로는 이혼청구가 쉽게 인용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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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남편의 의처증을 이유로 면접교섭을 피할 수 있는지?

만약 사연자 부부에게 아이가 있고, 아내가 의처증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면 사실 아이를 남편에게 보내는 것이 무서울 수 있습니다. 남편은 당연히 이혼 소송 중이라도 아이의 친부로서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이 때 아내가 남편의 의처증을 이유로 면접교섭을 제한하고자 하려면 법원에 의처증에 관한 병원의 진단서라던지 그로인해 아내 또는 아이가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의처증이 있는 남편이라도 제한적으로 면접교섭권이 허용될 수 있는데요, 아이와 아빠가 단 둘이 있는게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될 경우에는 각 가정법원에 면접교섭을 할 수 있는 센터를 마련해두고 있으니 센터에서 제3자의 관찰 하에 면접교섭을 진행하는 방법을 요청해볼수도 있겠습니다.

#쓰레기통#의처증#면접교섭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