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이혼과 이혼 무효에 대하여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내용입니다.

박세모씨와 김네모씨는 결혼한 사이다. 결혼 5년쯤 되었을 때 김네모씨가 외박이 잦아지더니 어느 날 빚쟁이들이 집을 찾아와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떠났다. 박세모씨는 망연자실하여 김네모씨에게 전화하였으나 김네모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몇 주 후 어느날 밤 김네모씨가 집으로 돌아왔다. 자초지종을 묻는 박세모씨에게 김네모씨는 ‘돈을 좀 빌렸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 당신까지 힘들어질 수 있으니 일단 이혼신고를 하자. 그리고 상황이 괜찮아지면 다시 합치자’라고 하였다. 박세모씨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김네모씨의 말에 따라 이혼 신고를 하였다.

김네모씨는 간간이 연락이 되다가 두어 달 뒤부터 ‘당분간 아예 연락이 힘들겠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박세모씨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박세모씨는 예전부터 알던 이동글씨와 사이가 가까워졌고 진지한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박세모씨에게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문자에는 ‘세모씨.. 나 김네모야. 우리 헤어진 거 아니잖아 근데 어떻게 이동글을 만날 수가 있어... 법대로 해결하자. 당신을 되찾고 이동글은 응징하겠어’ 라고 적혀있었다.

1. 김네모씨가 소송을 준비하는 것 같다. 무엇을 하려는 것 같나.

아무래도 이혼 무효 소송과, 이동글씨를 상대로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를 하려는 것 같다.

2. 민법 838, 839조에 이혼 취소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이혼 무효에 대한 조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혼 무효 소송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 이혼의 무효에 관하여 민법에 아무런 규정이 없지만, 이혼 성립요건에 흠이 있는 경우에 당연히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가사소송법 2조 1항에서 이혼 무효의 소를 가류 가사소송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재판이 진행된다.

가장이혼과 이혼 무효에 대하여 이미지
1

3. 어떤 경우에 이혼 무효가 되는건가?

몇 가지 사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서로 이혼의사의 합치가 없었던 경우 이혼을 무효로 본다. 그런데 이 ‘이혼의사’라는 것이 어떻게 해석되는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혼의사에 관하여 혼인관계의 실체를 해소하려는, 그러니까 실제로 따로 살겠다는 실질적 의사로 보는 것이 하나이다. 다른 하나는 이혼신고, 어쨌거나 혼인 중인 외관을 없애기 위해서 협의이혼 신고를 하는 형식적 의사를 이혼 의사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는 따로 살 생각이 없지만, 서로 동의 하에 이혼 신고를 했다면 이는 가장이혼으로 볼 수 있다.

4. 겉으로는 이혼이지만 실제로는 이혼이 아닌, 가장이혼일 때 이혼은 무효인가? 김네모씨의 경우는 어떻게 볼 수 있나.

사실 부부의 ‘실제 의사’가 무엇이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래서인지 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같이 이혼 신고를 하면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는 듯 하다.

즉, 가장이혼이라고 하더라도, 협의이혼에서 이혼의 의사는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 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신고가 된 이상 이혼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설령 그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일단 이혼은 인정이 된다.

김네모씨의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 있다. 실제로 이혼을 하려고 한 건 아니고 빚쟁이들에게 아내가 괴롭힘 받는 걸 방지하려고 이혼신고를 한 건데. 그래도 이혼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5. 김네모씨의 경우 이혼무효 청구는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군요.

그러면 이동글씨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도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만약에 김네모씨의 이혼을 무효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동글씨는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까?

만약 이혼이 무효 청구가 인용된다면 이 판결은 제3자에게도 효력이 있다(가사소송법 21조 1항). 따라서 어느 누구도 이혼이 유효라고 주장할 수 없고, 처음부터 이혼의 효력이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박세모씨는 이동글씨를 만날 때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인 셈이다.

우리 법에서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만난다면 부정행위, 즉 상간남이 될 수 있다.

핵심 정리

  • 그렇지만 상간 손해배상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유부녀인 것을 알았느냐’가 아주 중요한 요건이다. 즉, 불법행위의 고의가 있었냐는 말이다.
  • 박세모씨의 경우 일단 서류상으로 깔끔한 싱글이었다. 그리고 원래 집에서 이사도 하고, 김네모씨와 연락도 주고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동글씨의 입장에서 아무리 원래 알던 사이라고 하더라도 김네모와 박세모가 가장이혼이었고, 그리고 이혼이 무효라는 것까지 알기는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만약에 박세모씨와 김네모씨 사이에 이혼이 무효라고 볼만한 사정이 있고, 그래서 실제로 이혼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동글씨에게 불법행위의 고의가 없다고 보아 위자료는 기각될 것 같다.
#가장이혼#이혼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