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① 사연자는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홀로 외동아들을 키워왔음.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면서 모은 돈이 적지 않음. 이 돈으로 아들을 장가보냈고, 남은 돈으로 대학교 앞의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사서 다달이 들어오는 월세로 생활비를 쓰고 있음.
② 얼마 전 아들이 폐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음. 남편도 폐암으로 잃었기 때문에, 아들의 병간호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으나 호전되지 않음. 그런데 이 상황에서 며느리는 일을 핑계로 병원에 잘 오지도 않았고, 아들의 병간호에 소홀했음. 이런 며느리의 모습을 보면서, 며느리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생김.
③ 어느 날 아들이 항암 치료를 받으러 들어간 사이에 잠시 병원 밖에 나와 쉬고 있었는데, 병원 앞의 차에서 며느리가 내리고 있었고, 운전자와 심상치 않은 사이로 보였음. 뭔가 이상했지만,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에게 혹시라도 안 좋은 영향을 줄까봐 모른 척하고 넘어감.
④ 결국 아들을 떠나보내게 되었음. 아들이 떠난 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나서 며느리에게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더니, 며느리는 죄송하다고 하기는커녕 새출발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하였고, 결국 크게 싸우고 보지 않게 됨. 며느리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 새롭게 남자 친구가 생긴 것 같은데 예전에 병원 앞에서 본 그 남자가 맞는 것 같음. 며느리가 너무 괘씸함.
⑤ 문득 며느리와 내가 아직 가족으로 남아 있는지, 혹시 내가 죽으면 며느리에게 상속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됨.

며느리의 법적 관계
사연을 들어보니 며느리가 많이 괘씸하실 것 같습니다. 며느리가 사연자님과 어떤 관계로 남아있는지 궁금하신 것 같은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드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사연자님과 며느리는 여전히 인척 관계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친족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배우자는 말 그대로 자신과 혼인한 배우자를 말하고, 혈족은 혈연관계로 맺어진 사람을 말합니다. 인척은 혼인관계로 맺어진 사람을 말하는데요. 배우자의 혈족,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인척으로 봅니다. 며느리는 사연자님의 아들, 즉 혈족의 배우자로서 인척에 해당하게 됩니다.
인척으로서 상속을 받을 수 있는지
며느리가 인척이기는 하지만, 상속인은 아닙니다. 민법상의 상속인은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으로서, 모두 혈족에 해당하고, 인척은 상속인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며느리가 대습상속인에는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인지
대습상속인은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에, 사망하거나 결격된 사람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되는, 피대습인의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를 말합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원래 상속인이었어야 할 사람이 상속을 해주는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 결격자가 되었을 경우에, 대신 상속을 받게 되는 사람을 말합니다. 대습상속인은 사망자나 상속결격자의 자식이나 배우자가 되게 됩니다.
대습상속인으로 상속을 받게 되는 것이라는 말인지
네 그렇습니다.
사연을 보니, 아드님이 슬하에 자녀를 두지 못하고 사망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드님이 외동아들이셨기 때문에 아드님의 배우자인 며느리가 단독으로 대습상속인이 되고, 만약에 사연자님이 돌아가시게 될 경우에 며느리가 사연자님의 모든 재산을 상속받으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괘씸한데 상속을 못 받게 할 수는 없는지
사연을 들어보면 며느리가 상속을 못 받게 하고 싶은 사연자님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데요. 며느리가 상속을 못 받게 하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며느리와의 인척관계가 종료되면, 며느리가 대습상속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인척관계의 종료는 며느리가 재혼을 해야 가능합니다. 즉 사연자님께서 원한다고 종료되는 것은 아니고, 종료 여부가 며느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며느리가 재혼하지 않는다면, 임의로 인척관계를 종료할 수는 없습니다. 이 방법은 오로지 며느리의 선택에 기대야 합니다.
만약 며느리가 상속을 노리고 일부러 재혼을 하지 않는다면, 이 방법으로는 상속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사연자님께서 며느리와의 인척관계를 끊으실 수는 없지만, 재산을 기부하시거나 제3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으로 상속을 막거나 최소화할 수는 있습니다.
대습상속인에게도 유류분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 전 1년간 한 증여재산에 대해서만 유류분반환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 며느리에게 재산이 상속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재산을 미리 기부하거나 증여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 재산을 기부하시는 것은 앞으로의 생활에 문제가 되실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연자님의 건강이나 생활비 부담 등 여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셔서 기부나 증여를 결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습상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