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① 남자친구와 1년 정도 만나다가 임신하게 되었음.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더니, 남자친구가 청혼했고, 배가 나오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음.
② 신혼여행을 갔다가 처음 싸우게 됨. 사소한 것으로 싸움이 생겼는데, 서로 자존심을 세우고 사과를 하지 않다 보니 싸움이 점점 커지게 되었음. 신혼여행에서 싸운 것도 속 상한데, 싸울 때 보인 남편의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음. 나를 때리거나 욕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 여자친구는 져줬다거나 화를 내도 받아줬다고 하는 등 나와 전 여자친구를 비교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음.
③ 신혼여행에서의 싸움은 그럭저럭 화해하고 돌아왔는데,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신혼집을 구하기 전에 잠시 남편의 자취방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생활 습관 차이 문제로 계속 싸움이 일어나게 됨. 남편은 그럴 때마다 전 여자친구 얘기를 하면서 전 여자친구와 나를 비교함. 나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남편에게 그럴 게 잘 이해해 줬으면 전 여자친구와 결혼하지 왜 나와 결혼했냐고 쏘아붙였더니, 남편이 너가 임신해서 그렇지 라고 답함. 남편의 말에 너무 실망해서 이런 결혼생활은 못 하겠다고 생각으로 헤어지자고 하였더니, 남편도 계속되는 싸움에 지쳤는지 그러자고 함.
④ 남편은 어차피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 너가 집을 나가고 애를 지우라고 함. 내가 절대로 애는 지울 수 없다고 했더니, 남편은 자기랑 상관없이 낳은 애는 보지도 않을 거고 양육비도 못 준다, 법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 라고 함.
그때부터 부부싸움이 계속되고 그러다가 남편에게 크게 실망해서 헤어지기로 결심하신 거 같은데, 앞으로 혼인이 어떻게 정리가 될지
남편이 자신을 전 여자친구와 비교하고 상처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습을 보고 사연자님이 많이 실망하신 것 같습니다. 일단 사연자님의 경우는 아직 혼인신고를 안 하셨다고 하시니까 사실혼이신 상황이구요. 사실혼은 부부 중 일방이 사실혼 관계 종료 의사를 표시하면 종료되기 때문에, 이 혼인을 끝내겠다는 사연자님의 의사가 확고하시고, 남편에게 이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집을 나가신다면, 별다른 절차 없이 사실혼이 정리되게 됩니다.

그냥 정리가 되더라도, 재산분할이나 다른 절차는 남아 있지 않은지
네
사실혼의 경우에도 만약에 상대방에게 유책사유가 있으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청산해야 할 부부 공동재산이 있으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가 있게 되는데요.
이 사연은 결혼하시고 신혼여행을 다녀오신 직후에 사실혼 관계가 끝나서 상당히 단기간에 혼인이 파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혼인이 단기간에 파탄되면, 부부 공동재산이 형성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따로 재산분할을 하지 않고, 서로 혼인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이나 구입한 물건들을 서로에게 원상회복해주는 것으로 재산을 정리하게 됩니다. 구입한 물건들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는 게 아니라 구입한 사람의 소유라고 보기 때문에 서로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원상회복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혼인의 성립을 조건으로 주고받은 예물과 예단도 서로 반환하게 됩니다.
받은 예물이나 예단이 모두 반환되는 것인지
만약에 사연자님이 받으신 예물이 있다면 반환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반환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만약에 상대방이 유책자인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혼인 예물‧예단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소송에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인정된다면 반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연에서 남편에게 유책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인지
사실 이 사연에서 남편의 유책성이 인정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남편이 사연자님에게 실망스러운 말을 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말이 혼인 파탄의 원인이 되느냐는 조금 다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면 전 여자친구와 사연자님을 비교하고, 임신해서 결혼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라고 주장하기는 할 것 같은데요. 그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판례 중에 가정불화의 와중에서 서로 격한 감정에서 오고간 몇 차례의 폭행과 모욕적인 언사가 경미한 경우에는 부당한 대우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남편이 하는 말을 녹음이라도 해놓으시지 않은 이상 입증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니 사연자님이 임신 중이신데, 아이는 어떻게 되는지
사연자님 부부가 혼인신고를 안 하셨기 때문에 아이는 혼인 외 출생자로 되게 됩니다. 아이를 남편의 친생자로 인정되도록 하려면 남편이 아이를 인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아이를 친생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네 이 사연을 보면, 남편이 애를 지우라고 하고, 애를 낳아도 양육비를 안 주겠다고 하고 있어서 남편이 아이를 임의로 인지하는 건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남편을 상대로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판결로 인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재판 중에 유전자 검사를 하고 그 결과로 인지 판결이 선고되게 됩니다.
양육비를 못 주겠다고 하고, 혼자서 낳은 경우에는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지
법적인 것을 떠나, 자신의 친자가 맞고 아내가 홀로 아이를 키운다면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죠. 남편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법적으로도 남편의 양육비 지급 책임은 인정됩니다. 남편이 아이를 인지하지 않는다면, 빨리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해서 남편과 아이의 부자 관계를 인정받고, 양육비를 청구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