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① 7년 전 남편과 이혼함. 하나뿐인 딸은 이혼할 때 5살이었음. 남편은 결혼생활 중에도 무심했는데, 이혼 후에도 마찬가지였음. 나와는 이혼했으니 나에게 무심한 건 당연한 건데, 문제는 아이에게도 그런다는 것임. 이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양육비를 달라고 전화를 했는데,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그 이후부터 내 전화를 아예 받지 않음. 내 연락을 안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김. 아이가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해도, 연락할 방법이 없음. 그렇다고 연락이 오는 것도 아님.
②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열심히 살아, 몇 년 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나와 같은 일을 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됨. 남자친구가 아이들을 좋아하고 잘 해주는 성격이고 딸에게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느날 한 번 딸과 함께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너무 다행스럽게도 딸과 남자친구가 잘 지내게 됐음.
③ 나는 딸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아껴주는 남자친구에게 더 믿음이 갔고, 내가 먼저 남자친구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음. 남자친구는 자기가 먼저 청혼하려고 했다고 하면서 결혼을 승낙했음. 우리는 친척들만 모시고 간단하게 결혼식을 했음. 결혼 후 남편은 딸을 입양해서 진짜 내 딸로 키우고 싶다고 했고, 내가 입양을 알아보게 되었는데, 일반입양이라는 것이 있고, 친양자입양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떤 입양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음. 나는 딸을 찾지도 않고 양육비도 주지 않는 전남편과의 관계는 끊고 싶음. 지금 남편만 아이의 아빠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임.
입양에 대해서 알아보시다가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을 알게 되어 어느 입양을 할지 궁금하시는 것 같은데, 두 입양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친양자 입양 제도는 양자가 되는 아이의 복리를 고려해서 2005년 신설한 제도인데요. 일반 입양과의 가장 큰 차이는 친생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되는지 여부입니다. 일반입양과 다르게 친양자 입양으로 인해 양자는 혼인 중 출생자로 간주되고, 입양 전의 친족관계는 종료됩니다. 친양자 입양 제도의 도입 전부터 있던 일반입양에서는 입양 전의 친족관계가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친양자 입양으로 인해 양자는 양부모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되기도 합니다.

친양자입양의 효력이 다르다면, 입양을 위해 필요한 요건도 다른지
네 그렇습니다. 친양자 입양은 일반 입양과 다르게 요건이 매우 엄격합니다. 일반입양과 비교해서 보면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일반입양은 성년자 입양과 미성년자 입양이 모두 가능한데, 친양자 입양은 미성년자 입양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일반입양은 양부모의 혼인 기간을 따지지 않으나, 친양자 입양은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해야 하고, 친양자가 될 아이가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의 친생자일 경우라도 1년 이상 혼인 중이어야 합니다. 또 일반입양은 양자와 양부모의 의사가 일치하면 성립할 수 있는데, 친양자 입양은 가정법원이 친양자로 될 자의 복리를 위하여 그 양육상황, 친양자 입양의 동기, 양친의 양육능력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친양자 입양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친양자 입양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친양자가 될 아이와 친부모와의 관계가 종료되는데, 양부모가 양육자로 부적합한 경우에는 아이의 복리에 해가 되기 때문에 가정법원이 친양자 입양이 적절한지 판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려면 친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사연은 전 남편이 연락이 안 되고 있어서 동의를 못 받으면 어떻게 입양할 수 있는지
일반입양과 친양자 입양 모두 친부모가 입양에 동의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예외사유가 있기는 합니다. 2012년까지는 친양자 입양과 기존의 일반 입양모두 부모의 친권이 상실되거나 사망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를 예외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는데요. 2012년에 민법이 개정되면서, 친양자 입양의 경우에는 친생부모가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3년 이상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면접교섭을 하지 아니한 경우나 친생부모가 자녀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에는 친부모의 동의 없이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다는 예외사유를 추가했습니다.
이 사연처럼 몇 년 동안 면접교섭도 하지 않고 양육비도 주지 않는 경우는 동의가 필요 없는지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급심 판례이기는 하지만 법원에서 친양자 입양에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사유에 관하여 해석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판례를 보면,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로서, 친생부모의 이혼으로 부모 중 어느 일방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시기와 자녀의 연령 등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3년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곧바로 친양자 입양의 동의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것은 친양자 입양의 요건을 지나치게 완화함으로써 친생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면서, 친생부모의 동의 내지 승낙이 없이도 친양자 입양을 허가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은 ‘친생부모의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가 당사자의 협의 또는 당해 양육비의 내용 등을 재량적·형성적으로 정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전환된 후 친생부모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3년 이상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하였습니다.
즉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면접교섭을 하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동의 없이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사연자님은 어떻게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있는지
먼저 따님이 사연자님의 친생자이기 때문에 혼인 후 1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시구요
1년이 지난 후에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해보시는데, 도저히 상대방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소재불명을 예외사유로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해보시고, 상대방과 연락이 되었는데 친양자 입양 동의를 거부하면, 먼저 양육비나 면접교섭 청구를 해보시고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친양자 입양을 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요건을 완화해서 인정하는 일반 입양도 고려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 입양은 친부모와 친족관계가 단절되지 않기 때문에 친부모로부터도 상속을 받을 수 있고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오히려 일반 입양의 나은 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