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10년 전 남편과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혼인기간 내내 생활비도 잘 주지 않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으면 술 먹고 소리치고 주먹질도 하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이었습니다. 협의이혼 당시에도 ‘이혼은 해주겠는데 너한테 돈은 한 푼도 못준다’고 그랬고, 남편한테 재산분할을 해줄 만큼 많은 돈이 있어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남편과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간절히 이혼이 되기만을 바랬고, 재산분할은 나중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협의이혼을 하고 10년이 흘렀습니다. 최근에 알고 보니까 전남편 명의로 된 제가 모르는 부동산이 있었더라구요. 그걸 그 때 알았더라면 허무하게 그냥 맨몸으로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할까요?

가. 협의이혼 후 10년이 지났는데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할까요?
일정한 권리에 관하여 법률에 미리 정하고 있는 그 권리의 존속기간을 제척기간이라고 합니다. 소멸시효와는 다른 법률개념인데요. 우리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하여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이혼한 날’은 정확히 언제를 말하는 걸까요. 협의이혼의 경우에는, 이혼신고일이구요. 재판이혼의 경우에는, 헷갈리실수도 있는데 이혼확정판결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가 지나서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을 기산하시면 됩니다. 사례의 경우, 안타깝게도 협의이혼 하시고 이혼신고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것이라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 이혼 당시 몰랐던 재산이 나중에 발견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가요?
우리 판례는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2년의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한다.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추가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이혼한 날로부터 꼭 2년 이내에 재산분할청구를 하셔야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다. 형식상 이혼 후 2년 이내에 법원에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하기는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분할대상인 재산조차 전혀 특정하지 못하고, 아무런 증거신청도 하지 않아 재산분할에 관한 주장과 입증을 구체화하지 못한 경우에도, 2년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출소기간이라는 법률용어가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위 기간 안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되는 기간을 말하는데요. 우리 판례는 “재산분할 사건은 가사비송사건으로서 비송사건절차에 있어서는 민사소송의 경우와 달리 당사자의 변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이른바 직권탐지주의에 의하고 있으므로, 법원으로서는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의 대상이 무엇인지 직권으로 사실조사를 해 포함하거나 제외할 수 있고, 따라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했음에도 그 재판에서 재산분할대상을 특정해 주장하지 못했다거나 특정한 증거신청을 하지 못했는지 등에 따라 제척기간 준수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재산분할청구권을 출소기간으로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만 재산분할청구를 하여 이를 다투면 된다는 것으로, 모든 분할대상이 되는 재산을 2년 이내에 반드시 구체적으로 특정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2023. 12. 21. 선고 대법원 2023므11819 판결 참조).
라. 협의이혼 당시 ‘재산분할청구 포기각서’를 썼습니다. 나중에 재산분할청구를 하는 게 가능할까요?
핵심 정리
-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 및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 협의 또는 심판에 따라 구체화되지 않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포기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한 경우에 대해서 우리 판례는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 전부를 청산⋅분배하려는 의도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 이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와 재산분할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한 결과 부부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할 뿐이므로 쉽사리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의 ‘포기약정’이라고 보아서는 아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즉, ‘재산분할청구 포기각서’를 쓰신 경우에도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이내라면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마. 협의이혼 당시 양육비에 관한 합의가 없었고, 지금까지 전혀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경우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일방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과거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대법원 1994. 5. 13. 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최근 우리 판례는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어느 일방이 과거에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면서 생긴비용의 상환을 상대방에게 청구하는 경우, 자녀의 복리를 위해 실현되어야 하는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성질상 그 권리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양육의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고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협의이혼을 언제 했는지와는 무관하게,자녀들이 성년이 된 때로부터 10년 이내라면 언제든지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