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의 감정적 교류가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사연 내용

결혼 15년차 주부입니다. 최근 남편이 식사시간에도 자꾸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피식피식 웃고 그러더라구요. 뭐가 그렇게 재밌나 좀 들여보려고 하면 예민하게 굴어서요. 느낌이 너무 쎄하더라구요. 그러다가 밤에 잘 때 남편의 휴대폰에서 직장 후배랑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견했습니다. ‘여보’, ‘자기’라던가 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호감과 애정이 담긴 대화 내용은 분명했습니다. 직장 후배랑 왜 이런 대화를 하냐고 남편을 깨워서 추궁하니까 실제 따로 만나거나 성관계를 한 적은 없었다고 한 번만 봐달라고 빌더라구요. 이런 온라인상의 감정적 교류도 재판상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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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실제 만남없이 온라인상의 감정교류만으로도 부정행위가 인정되나요?

우리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이혼사유인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의 부정한 행위란,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고, 이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에까지는 이르지 않지만,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소위 ‘정신적인 바람’이라는 것도 부부간의 신뢰를 상하게 만들어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만들었다면, 육체적인 관계가 없었더라도 부정한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과의 온라인상의 감정교류가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정도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대화상 이루어진 ‘애정표현’의 정도나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등이 담겨있는지’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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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남편이 단순한 업무상 연락이었고, 친한 동료사이라면서 딱 잡아떼면 어떡하죠?

그런 경우, 부정한 행위에 관한 입증책임은 사연자분께 있으므로 업무상 연락이 아니라 부정한 사이였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서 통신사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회사에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서 통신이력을 받아보게 됩니다. 그러면 ‘연락의 빈도와 시간대’를 확인할 수가 있는데요. 만약 저녁 6시 이후에 업무가 모두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다. 남편 휴대폰에 있는 직장 후배와의 카톡대화를 제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하고 있다가 이혼소송에 제출했습니다. 남편이 저를 형사고소한다고 하던데, 제가 잘못한 건가요?

많이들 증거로 남편분 휴대전화 카톡내용을 본인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보관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형법 제316조 제1항은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개봉하거나 기술적 수단으로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봉함 기타 비밀장치’를 해두었는지가 중요한데요. 만약 사연자의 남편분이 휴대전화를 비밀번호나 페이스아이디, 패턴 등으로 잠금장치를 해두었다면, 평소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남편의 동의없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행위는 형법상 비밀침해죄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 배우자 구글계정에 로그인한 상태로 사진첩을 열람해서 증거를 확보해 이혼소송에 제출하였습니다. 이 경우에도 법에 저촉될까요? - 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

핵심 정리

  • 구글계정을 사용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보통은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게끔 설정해두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사용하는 노트북이 있다면, 배우자의 구글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로 있을 수도 있겠죠. 이 때 배우자 구글계정의 사진첩이나 타임라인을 열어보고 외도의 증거를 수집해서 이혼소송에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은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고 있으며, 제71조 제1항 제11호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안의 경우, 이미 로그인된 상태인 것을 이용하여 들여다 본 행위를 가지고 ‘침입’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된 것입니다.
  •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은 보호조치의 침해나 훼손이 없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를 사용하거나 보호조치의 제한을 우회하는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행위도 침입으로 간주해 금지한다. 배우자의 승낙이나 동의없이 당순히 구글 계정에 로그인 된 상태를 이용해 사진첩에 접속한 행위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정당한 권한없이 이루어진 접속에 해당한다. 이는 정보통신망의 안전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행위로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온라인#감정교류#이혼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