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결혼한 지 4년 정도 되었는데요. 혼인 이후 남편이 코인투자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제법 수익이 쏠쏠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적은 돈으로 시작했다가 수익이 나니까 한 번에 큰 돈을 투자하게 되고, 손실을 본 이후에 그걸 회복하기 위해서 빚까지 내서 투자를 하게 됐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막대한 투자실패로 이어졌고 원금은 전혀 건지지도 못했습니다. 투자에 실패한 남편은 이자를 내기도 어려워 이곳저곳에서 저몰래 생활비대출을 받아서 그 돈으로 저에게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었습니다. 힘들었는지 결국 저한테 투자에 실패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혼하자고 하더라구요. 이혼하면 남편의 빚이 저에게도 영향을 미치나요? 제가 남편 빚을 대신 갚아주어야 하는걸까봐 너무 걱정이 됩니다.
가. 사연자는 남편의 빚 때문에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이혼하는 경우에도 남편의 빚을 같이 갚아주어야 하는 걸까요?
현행 부부재산제도는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부부 각자의 채무는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ㆍ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때에는 청산의 대상이 되며, 그 채무로 인하여 취득한 특정 적극재산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부담행위가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혼인 중의 공동재산의 형성ㆍ유지에 수반하는 것으로 보아 청산의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5다74900판결 사해행위취소 참조). 사연자의 경우, 남편이 지게 된 빚은 일상가사와 무관한 투자실패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부부 중 일방이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였다면 해당 수익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것처럼, 부부 중 일방이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통해 손실이 발생했다면, 해당 손실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나혼자만 잘 살자고 투자한 것도 아니고 같이 잘 살려고 그랬던 것인데 빚을 혼자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채무부담행위가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채무를 부담하면서까지 투자를 하게 된 경위’, ‘이를 상대방에게 고지하고 동의를 얻었는지 여부’, ‘실제로 수익이 발생한 사실은 있는지’, ‘당시 객관적으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의 수익가능성이 존재하였는지’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당시 남편의 채무부담행위가 부부공동의 이익을 위한 투자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나. 그럼 생활비 대출을 받은 부분은 어떤가요. 이혼시 분할대상재산이 되는건가요?
사연자의 경우 남편이 투자에 실패하면서 경제상황이 어려워져서 추가로 생활비 대출을 받게 되었는데요. 사연자분은 애시당초 남편이 투자실패를 하지 않았다면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을 추가 발생한 채무이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생활비로 지급되어 지출된 부분이 명확하다면, 해당 대출금 채무는 일상가사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고, 사연자분도 분담하여 갚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결국, 이혼시 분할대상재산이 된다는 것입니다.
다. 부부가 이혼할 때 나누어가질 재산은 없고 갚아야 할 채무만 한가득이라면, 그런 경우에도 재산분할 청구를 할 수 있나요?
재산분할은 나누어가질 돈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고,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돈이 전혀 없다면 재산분할청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은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재산분할 청구의 상대방이 그에게 귀속되어야 할 몫보다 더 많은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소극재산의 부담이 더 적은 경우에는 적극재산을 분배하거나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은 어느 것이나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고, 소극재산을 분담하도록 하는 재산분할의 경우라고 하여 당연히 재산분할 청구가 배척되어야 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을 한 결과가 결국 채무의 분담을 정하는 것이 되는 경우에도 법원은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라. 소극재산을 분담할 때도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 있어서는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사안에 따른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분담의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마. 협의이혼하면서 채무에 대한 책임을 계약으로 정할 수 있나요?
채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협의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 볼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혼인 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 또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협의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중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여 조건부 의사표시가 행하여지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핵심 정리
- 부부쌍방의 소극재산 총액이 적극재산 총액을 초과하여 재산분할로 채무의 분담을 정하여야 하는 경우에, 두 사람이 협의하여 누가 분담할지를 정하였다면, 이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 효력을 가집니다. 하지만 어떠한 원인으로든지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지지 않고 혼인관계가 존속하게 되거나 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청구의 소에 의하여 재판상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기존의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조건의 불성취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게 되므로, 꼭 협의이혼까지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