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증거는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사연 내용

저는 남편과 15년간 혼인생활을 했고, 13세, 10세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평소 음주벽이 있어 물건을 던지거나 폭언, 폭행을 해왔고, 자녀들 앞에서도 가리지 않고 이러한 행위를 했습니다. 작년 10월에 남편이 저의 목을 조르고 벽에 밀쳐서 죽을 뻔할 정도로 큰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하고 그 날로 바로 도망치듯 집을 나왔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여성쉼터에서 지내면서 몸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남편은 제가 가출한 날부터 문자를 보내면서 ‘뭐가 그렇게 서운했냐. 집으로 돌아와라. 자식들을 생각해야지’ 하면서 세상 화낸 적조차 없는 사람처럼 모든 걸 제 탓으로 돌렸습니다. 제가 ‘당신이 때려서 나오게 된 거잖아. 먼저 내 집이니까 나가라고 소리치지 않았냐’고 답문자를 보내도 남편은 계속 ‘당신은 화가 나고 뭐가 마음에 안들면 꼭 그렇게 거짓말을 하더라.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내가 당신 원하는대로 다 인정해줄게. 때렸다고 하길 원한다면 몇 번이고 때렸다고 말해줄 수 있어’라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기까지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이혼소송을 제기할까봐 거짓증거를 만들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 불안하고 두려워요. 이혼소송을 준비하기 위해서 제가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필요한 증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혼증거는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이미지
1

가. 남편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정폭력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

이혼소송에서는 이혼을 청구하는 원고가 이혼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을 집니다. 사연의 경우, 남편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정폭력이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이를 입증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폭행으로 인한 진단서’, ‘112 신고내역서’, ‘이웃과 친척 등 제3자의 진술서’, ‘폭언 및 폭행이 이루어진 당시의 녹음파일 내지 동영상 파일’, ‘가정폭력상담소 등의 상담일지’, ‘자녀들의 가정폭력 목격에 따른 정서적 불안 증상 등을 호소하는 상담기록’, ‘폭행이 있었던 날을 전후하여 폭행 사실을 내용으로 담은 일기의 내용’ 등이 직접적인 증거가 됩니다.

2

나. 증거가 되지 못하는 자료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그러나 보통 법률적인 판단이나 절차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인들은 객관적이지 못한 자료나 정황증거만을 가지고 ‘완벽하게 입증이 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음주를 하고 폭언을 한 다음 날에 미안하다고 하면서 꽃다발을 선물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당시 받았던 꽃다발 사진이 전날에 있었던 폭언의 증거라는 것인데요. 꽃다발 사진만을 가지고 폭언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3

다.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는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요?

혼인생활 도중에는 배우자와의 이혼을 염두해두면서 증거를 일일이 수집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배우자가 폭언을 할 때마다 운 좋게 휴대폰 녹음기가 켜져 있지도 않을 테구요. 폭력이 있더라도 다음 날 상대방이 사과하면서 ‘앞으로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하면 그냥 꾹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연자분처럼 막상 더 이상 견디지 못할 정도로 폭행을 당하셔서 집을 나오게 되면, 이혼을 하고 싶어도 이혼사유를 입증할 증거가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더욱이 사연자분은 남편이 적극적으로 반대증거를 만들기 위해서 계속 허위의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내고 있으니, 몹시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이혼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서 입증이 매우 곤란하다면, ‘가사조사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가사조사관은 조사기일에 당사자들을 직접 대면하여 서로의 주장과 그 반론을 진술하게 하는데요.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 등 주요사실에 대한 사항뿐만 아니라 사건관계인의 학력, 경력, 생활상태, 재산상태와 성격, 건강 및 가정환경 등에 대하여도 조사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가사조사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작성한 조사보고서는 법관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증거자료가 됩니다.

가사소송의 경우 사연자의 경우처럼 증거가 없는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가 없이도 사실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가사조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연자분 역시 가사조사를 통해서 그동안의 가정폭력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시면 됩니다. 다만, 가사조사보고서는 하나의 증거이긴 하나, 그 자체로 법관의 자유심증을 완전히 구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가사조사결과와 다른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라. 남편이 자녀들을 시켜서 ‘엄마가 아빠한테 욕을 하고 집을 나갔어요’라고 거짓말을 적게 해서 그걸 진술서 형태로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핵심 정리

  • 부모의 이혼은 자녀들에게 심리적·정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그 과정에서 자녀가 겪는 고통과 상처는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자녀들을 내세워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의 행위는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자녀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원 역시 이를 적절치 못한 방식으로 판단합니다.
  • 이혼 소송에서 부부 간의 혼인 관계 파탄 여부 및 그 사유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 쟁점이지만, 이를 위해 자녀를 직접적으로 개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가사조사제도를 통해서 사건본인인 자녀들을 면담하고 조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혼인 관계 파탄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자녀가 불필요한 심리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부모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는 자녀의 정서적 안정과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자녀를 증거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법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혼 과정에서도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윤리적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혼증거#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