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된 글입니다(2025.2월 김미루 변호사 출연).

제 인생이 이렇게 기구할지 몰랐습니다.

저는 남편과 만나서 금방 사랑에 빠졌고 이듬해 결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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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남편이 자꾸 숨어서 통화를 하길래 추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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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남편은 저와 결혼하기 전에 이혼한 경험이 있었고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대학도 나오지 않고, 그의 부모님이 사는 곳도 서울이 아닌 시골이었습니다.

남편의 거짓말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아 몸져누웠습니다.

당시 저는 임신중이었기 때문에 눈물만 흘리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5살이 됐을 때까지 남편과 많이 싸웠습니다.

결국 남편은 가출을 했고, 그렇게 10년 넘게 별거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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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한동안 생활비를 주곤 했지만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갑자기 생활비를 끊고 연락두절이 됐습니다.

저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어, 집이 경매에 넘어가 이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의 이혼 전력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인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남편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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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두 번의 이혼 전력과 전혼 자녀 그리고 학력까지 속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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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결혼한 것인데, 혹시 혼인 취소가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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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는 많이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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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부양료도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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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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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사연자분의 경우 혼인 취소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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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으로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를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여 혼인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민법 제816조는 혼인의 취소사유를 개별적으로 열거하는 한편, 법원의 재판으로만 혼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혼인이 취소되더라도 재산상 법률관계의 경우와는 달리 당사자들의 생활관계가 혼인성립 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고, 민법도 혼인의 무효와 취소를 구별하면서(제815조, 제816조), 혼인의 효력이 아예 발생하지 아니하는 혼인무효와 달리 혼인취소의 효력은 기왕에 소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824조), 이와 별도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협의상 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을 통해 혼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혼인의 취소는 혼인의 효력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성립 당시의 사유를 들어 이제라도 혼인의 효력을 상실시켜야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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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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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1. 혼인 취소의 사유에 대해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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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우리 민법은 제816조에서는 혼인취소 사유를 나열하고 있는데, 1호는 혼인적령, 미성년자 동의 필요한 혼인, 근친혼 금지, 중혼에 해당하는 때, 2항은 혼인당시 당사자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있음을 알지 못한 때 3항은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를 두고 있습니다.

그 중 3항 사기, 강박으로 인한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청구할 수 있는 제척기한이 존재합니다.

민법 제816조 제3호가 규정하는 ‘사기’에는 판례에 의하면,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경우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된다. 그러나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에는 법령, 계약, 관습 또는 조리상 사전에 그러한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 관습 또는 조리상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의 연령, 초혼인지 여부, 혼인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때까지 형성된 생활관계의 내용, 당해 사항이 혼인의 의사결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 이에 대한 당사자 또는 제3자의 인식 여부, 당해 사항이 부부가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불가결한 것인지, 또는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영역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이 당해 사항에 관련된 질문을 한 적이 있는지, 상대방이 당사자 또는 제3자로부터 고지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사정의 내용 및 당해 사항과의 관계 등의 구체적·개별적 사정과 더불어 혼인에 대한 사회일반의 인식과 가치관, 혼인의 풍속과 관습, 사회의 도덕관·윤리관 및 전통문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 661 판결 참조). 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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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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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3. 남편이 두 번 이혼을 했고

자녀도 있다는 걸 사연자분에게 말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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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도 혼인 취소 사유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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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혼인경험 및 출산경력의 존부는 혼인여부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학력, 가족사항, 집안내력, 경제력 등 혼인의사 결정의 본질적인 내용 전반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그런 거짓말로 인하여 착오에 빠져 이 사건 혼인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면, 만일 위와 같은 기망에 의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혼인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 이는 혼인취소사유라 할 것입니다.

다만, 민법 제823조에 의하면 사기로 인한 혼인취소는,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을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구하지 못하기에, 사연자 분이 이 사건 혼인 후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남편의 2번째의 전혼사실과 자녀 출산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후 15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는 제척기간 도과로 혼인취소의 사유로는 삼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한편 남편의 첫 번째 결혼 및 이혼에 대해서도 최근에 사연자 분이 알긴 하여 제척기한 도과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연자 분이 남편의 두 번째 결혼 및 이혼을 결혼 6개월 알고도 계속 결혼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남편의 첫 번째 결혼 및 이혼 사실이 혼인의사를 번복할 정도의 결정적이고 본질적인 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이 사건 초혼 및 이혼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민법 제816조 제3호 소정의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