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2월 류현주 변호사 출연)
안녕하세요. 저희 부부는 결혼생활 15년 중 10년을 별거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거나 크게 싸운 건 아닌데,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처음 따로 살기 시작한 것은 아내가 회사에서 해외 파견을 가게 되었을 때입니다. 아내는 당시 5살 된 아이 영어공부도 시킬 겸 해외에서 3년 정도 살아보고 싶다며 해외 파견신청을 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하던 일을 3년이나 쉬면서 아내를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한창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국제 부부’로 3년을 살았습니다.
혼자 생활하는 것이 지칠 때쯤 아내의 복귀 시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가족과 함께 살 생각에 기대감에 차 있던 저에게, 아내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회사에서 다른 지역에 있는 사업부로 이동할 것을 권했고, 아내도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수락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는 국제부부에 이어 주말부부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주말마다 제가 아내와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서로 바쁘고, 또 아이도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 가거나 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안 가는 날이 점점 늘어났고, 그렇게 자연스레 우리 부부는 교류가 단절되었습니다. 서로 안 만난 지는 2년이 넘었고, 가끔 아이와 통화를 하는 게 전부입니다.
이렇게 사는 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최근 2년 만에 아내와 통화를 했는데, 아내도 혼인 관계를 정리하자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제가 지난 2년간 생활비를 안 줬다며 ‘과거 양육비’를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제가 재산분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아내가 사는 아파트를 제 돈으로 구입해 주었는데 최근에 시세가 많이 올랐고, 대출원리금도 다 제가 갚아주고 있습니다. 의견 차이가 있어서 이혼소송을 해야할 것 같은데, 제 경우에도 이혼이 될지, 또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1) ‘장기간의 별거’도 이혼사유가 되는지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나라는 ‘장기간의 별거’를 직접적인 이혼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악의의 유기’, ‘부정행위’ , ‘악의의 유기’,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한때 ’등을 직접적인 이혼사유로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2) 외국 입법례의 경우에는 별거를 직접적 이혼사유로 정한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합의하여 1년간 별거한 경우, 또는 합의 없이 3년 이상 별거한 경우에는 이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다만, 그렇다고 해서 장기간 별거한 것 만으로는 절대 이혼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 민법 840조 제6항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이혼할 수 있다고 하여 ‘기타 사유’를 규정해 두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면 이혼이 가능합니다.
(2) 그렇다면 사연자분처럼 서로 이혼하자는 뚜렷한 의사표시 없이 어쩌다 보니 교류가 단절되어 생활해 온 경우라면 어떤지? 이혼이 될까요?
1) 네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명확히 ‘서로 간섭하지 말고 따로 살자’는 의미로 별거가 시작되었다기 보다는 직장 등 문제로 자연스레 분리하여 생활하시게 된 경우인데요, 사연자분께서는 별거 10년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사실 떨어져 생활한 기간을 전부 별거기간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 다만, 최근 2년은 부부사이에 아무런 연락이나 교류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정상적인 부부공동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거든요. 특히 중요한 점은 아내도 이혼에 동의하였다는 부분입니다. 이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기타사유’에 따라 이혼이 가능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3) 사연자분 같은 경우 재산분할 기준시점은 언제로 해야 하는지? 재산분할 기여도는 어떻게 될지?
1) 이혼소송을 하게 되면, 재산분할의 기준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시’입니다. 즉, 재판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만, 소비하기 쉬운 금전의 경우에는 ‘소제기시’ 또는 ‘별거시점’을 기준으로 가액을 산정하기도 합니다.
2) 사연자분의 경우 아내 명의의 아파트는 부동산이므로 원칙대로 가장 최근 시점, 즉 재판이 끝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세가 산정이 될 것입니다. 최근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하셨는데 최근 시세로 반영이 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3) 금전의 경우에는 소제기시점으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별거시점으로 정리하기에는 별거 시점이 언제인지 정하기도 애매하고, 또 사연자분께서 아파트 원리금을 갚아주시는 등 경제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4) 재산분할 기여도는 혼인기간, 재산 형성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는데요, 혼인기간이 15년이나 되셨기 때문에 통상 재산분할은 5:5라고 보셔야 합니다. 다만, 아내 명의 아파트 구입자금과 원리금 대출을 전부 사연자분께서 혼자 감당하신 사정을 잘 정리하여 주장하시면 기여도를 좀 더 인정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아내가 과거양육비청구를 하였음. 사연자분께서 과거양육비를 줘야 하는지?
1) 아내도 맞벌이를 하셨다고 하셨어요. 만일 아내가 돈을 전혀 안 버는데 생활비를 안 준 것이라면 과거양육비가 인정될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아내도 맞벌이를 하셨다는 부분, 그리고 사연자분께서 아내와 아이가 사는 아파트 원리금을 갚아주셨다는 부분을 고려하면, 아내의 과거양육비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핵심 정리
- 2) 다만, 아내가 수년간 아이 양육비용을 혼자 감당하였다는 사정이 재산분할을 할 때 기여도 산정에 있어 어느 정도 반영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