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만 하고 성관계 없었다면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 가능한지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2월 류현주 변호사 출연)

저희 부부는 혼인 40년 차이고, 자녀들은 모두 장성하여 분가 하였습니다. 몇 해 전 정년퇴직한 남편과 함께 소일거리로 원예 농장을 시작했는데, 동네에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중 동네에서 꽤 큰 전통찻집의 주인분이 단골고객이 되었는데, 철마다 찻집 화단에 심을 꽃을 대량으로 주문하셨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찻집 사장님이 꽃을 주문하면 부부가 함께 배송을 간 김에 화단 정리도 도와드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찻집에 갈 일이 있으면 자기 혼자 가도 된다며 저한테는 가게를 지키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점점 남편이 별일이 없는데도 찻집에 드나드는 빈도가 잦아졌고, 어떤 날은 고객관리 차원이라며 사장님과 저녁 식사에 술까지 마시고 만취해서 귀가했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남편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60대 초반인데, 찻집 여사장님은 70대 시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새차를 뽑은 날에도 제가 아닌 사장님을 제일 먼저 태워주기로 했다며 같이 시승을 하러 갔고, 둘이 식사하는 자리도 많아졌습니다. 이쯤 되니 저도 의심이 되던 차에, 우연히 남편 핸드폰에 녹음되어 있는 사장님과의 통화내용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제가 아는 것보다 더 깊은 사이였더군요. 남편은 저에게는 물건 배달을 간다고 하고서는 거의 매일 같이 여사장을 만나서 식사하고, 교외로 나들이를 다녔고, 사업에 관한 고민도 저보다는 여사장과 나누었더라고요. 남편은 여사장을 ‘할멈’이라고 부르고, 여사장은 남편을 ‘자네’라고 불렀는데, 서로 ‘보고 싶다’, ‘당신과 있는 시간이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이다’는 등의 대화가 섞이니 그마저도 연인 사이의 애칭같이 들렸습니다.

너무 기가 막혀 남편에게 사실관계를 추궁하니 단순히 고객이고 동네 친구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 성관계도 못한다, 할멈과 무슨 바람이냐며 발뺌만 합니다. 저는 그동안 남편과 여사장에게 속았다는 생각에 너무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데, 여사장을 상대로 상간녀 소송을 하면 승소할 수 있을까요?

(1) 아내를 속이고 이성과 식사를 하고 나들이를 갔다면, 성관계를 안 했어도 부정행위가 성립하는지?

1) 네, 사연자분께서 배신감이 굉장히 크실 것 같습니다. 특히 남편이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발뺌까지 하는 상황이네요.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편분의 얘기는 틀렸습니다. 우리 민법상 이혼사유이자, 위자료 청구 사유인 ‘부정행위’가 인정되는 데에는 성관계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2) 즉, 법원은 ‘부정행위는 성관계를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를 저버리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도 포함한다’고 하여 성관계 없이도 부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3) 사연의 경우 남편과 찻집 여사장이 사연자분 몰래 매일 만나 식사와 데이트를 했고, 애정 어린 대화도 주고받은 걸로 보이는데요, 이는 부부간 신뢰와 정조의무를 저버리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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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간통죄 인정범위와 부정행위 인정범위의 구체적인 차이점은?

1) 네, 구 형법에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하여 간통죄를 처벌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다 간통죄는 2015년 헌법재판소에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결정을 받아 폐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간통죄 처벌의 조건인 ‘간통’과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사유인 ‘부정행위’의 개념을 혼동하는것 같습니다.

2) 간통죄에 해당하려면 ‘성교행위’가 있어야 하고, 각 성교행위마다 1개의 간통죄가 성립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경찰을 대동하고 모텔 등을 급습해서 ‘성교행위’를 하는 현장을 잡곤 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에 비해 부정행위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를 저버리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꼭 성교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가장큰 차이라 하겠습니다.

3) 그리고 간통죄는 범죄로서, 형사처벌 대상인 반면, 부정행위는 범죄는 아니고 민사상 ‘불법행위’입니다. 즉, 부정행위로 인정된다 해도 형사처벌이 되는 것은 아니고요,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배상책임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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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혼은 하지 않고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만 청구하는 경우 위자료 액수가 줄어드는지?

1) 네, 기본적으로 부정행위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인데, 이러한 부정행위의 법적 성격을 ‘공동불법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가담자는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전체적으로 평가하여 손해액 전부를 배상할 의무를 집니다. 즉, 배우자를 배제한 채 상간자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둘 모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손해액 전부에 대해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2) 다만, 상간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면 억울하겠죠. 그래서 상간자는 피해자에 대해 손해액 전부를 배상하였다면, 그 중 내부분담비율에 따라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오면 법률관계가 좀 복잡해지죠.

3) 그래서인지 최근 판례 경향은 이혼하지 않고 상간자만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경우, 전체 손해액 중 상간자의 부담부분에 해당하는 위자료 액수만 지급하도록 제한적으로 판결하고 있습니다. 즉, 상간자에게 전체 손해액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우게 되면, 유책배우자와 상간자가 서로 구상비율을 따져 묻거나 동시에 같은 법정에 서게 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될 수 있고, 이는 부부공동생활의 조속한 회복 및 안정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할 수 있으며, 형평의 원칙상 책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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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간소송을 위한 증거확보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1) 네, 먼저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것은, 부정행위 자체에 대한 증거만 수집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점입니다. 부정행위 자체가 있었다는 점에 더해, 상간자가 나의 배우자가 ‘기혼’인 것을 알았어야 합니다. 즉, 부정행위가 있었다 해도, ‘유부남인줄 몰랐다’ 거나 ‘이혼한 줄 알았다’고 주장한다면, 위자료 청구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핵심 정리

  • 2) 두 번째로,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는 행위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 형사처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최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혼과 상간소송의 영역에서도 증거 수집 방법이 위법한 경우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 3) 세 번째로, 법원을 통한 합법적 증거수집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송제기 전이라면 CCTV 증거보전신청, 소송제기 후라면 출입국기록 조회, 통화내역 및 거래내역 조회 등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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