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2월 류현주 변호사 출연)
저희 부부는 30년간 자녀 둘을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왔습니다. 남편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였고, 저는 가정주부로서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정성껏 키웠습니다. 이제 첫째 아이는 대학교를 졸업하여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였고, 둘째는 공무원에 도전한다며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일만 있을 것 같던 노년의 시작에, 저는 청천벽력 같은 사건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서 확인해보니 남편이 구속되어 구치소에 수감되었다고 하며 수용번호를 안내하는 내용 이었습니다. 앞이 깜깜하여 아이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아이들도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여차저차 남편이 수용되어 있다는 구치소로 면회를 갔는데, 남편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억울하다’ 였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회사 부하직원을 성폭행 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했는데, 자기는 그런적이 없다, 여자가 무고한 건데 억울하게 징역 3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남편을 철썩같이 믿었습니다.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아이들과 함께 탄원서도 써서 내고, 항소심을 진행할 변호사도 선임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항소 기각이었습니다.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남편이 형사소송에 제출한 자필반성문, 그리고 판결문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변명은 모두 거짓이었고, 남편 스스로도 성폭행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여러번 인정한 내용이 있었으며 객관적 증거도 있었습니다. 저는 극심한 배신감과 충격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며칠 병원에 입원을 했다 퇴원을 하고보니, 더 이상 남편과 부부로서 살아가기 힘들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아이들도 아빠와 이혼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남편이 저에게 잘못한 것은 없는데,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혼한다면 소송까지 가지 않고 협의이혼을 하고 싶은데,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남편과 협의이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금 사는 집이 남편명의로 되어 있는데, 재산분할은 어떻게 해야 할지요.
(1) 남편이 나한테 직접적으로 잘못한 것은 아닌데, 타인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이혼사유가 될지?
1) 네 사연자분께서 너무 충격이 크셨겠습니다. 남편이 직장 부하직원을 성폭행해서 징역 3년 실형을 받으셨다면, 범행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이 됩니다.
2) 물론 남편이 사연자분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거나 잘못한 것은 없지만, 다른 이성을 성폭행했다는 것은 부부간 정조의무를 해하는 ‘부정행위’에도 해당하고, 더 나아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즉 기타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집니다. 남편이 성범죄, 그것도 실형이 선고될 만큼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 부부간 신뢰가 심각히 훼손되었다고 판단이 되거든요.
3) 사연자분께서는 당연히 이혼청구를 하실 수 있고, 이 경우 혼인파탄의 유책 배우자는 남편입니다.
(2) 부부일방이 수감된 상황에서 협의이혼 하는 것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절차로 해야 하는지?
1) 일반적으로 협의이혼을 하려면 부부가 함께 법원에 출석하여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부 중 일방이 수감중이라면 예외적으로 부부 중 1명만 법원에 출석하여 신청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때 필요한 서류를 잘 준비해서 제출하셔야 하는데요, 특히 수감된 배우자의 ‘수용증명서’를 발급받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2)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하고, 1개월 후 의사확인기일에 부부가 모두 출석하여 이혼의사 확인을 받으면 협의이혼 절차가 마무리 되는데요, 수감된 경우 의사확인기일에 출석하기가 어렵겠죠. 이 경우에는 법원에서 당사자가 수감된 교도소에 ‘이혼의사 확인요청서’를 보내고, 수감자가 이혼에 동의한다는 회신을 보내면, 부부중 1명만 확인기일에 출석하여 의사확인을 하면 됩니다.
3) 이렇게 부부 모두 이혼에 동의한다는 의사가 확인되면, 법원이 ‘이혼의사확인서’를 발급해 주는데, 이것을 가지고 관할 주민센터에 가서 이혼신고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3) 남편 명의로 된 아파트 한 채가 있음. 재산분할을 받고 싶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1) 네, 앞서 설명드린 협의이혼 절차 내에서는 재산분할에 관해 법원이 정해주거나 확인해 주는 절차는 없습니다. 당사자간 별도로 합의를 하시거나 공증을 받으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2) 그래서 재산분할관계가 복잡하거나,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지 협의가 안 되시는 경우라면 협의이혼이 아닌 법원을 통한 소송 또는 조정이혼의 절차를 거치셔야 합니다.
3) 사연자분의 경우 먼저 남편이 이혼과 재산분할에 동의하는지를 알아보시고 상황에 맞는 절차를 거치셔야 할 것 같습니다.
(4) 소송 또는 조정이혼을 하는 경우, 수감된 남편을 상대로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1) 만일 남편이 협의이혼을 거부하거나 재산분할을 거부한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법원에 이혼 조정신청서 또는 이혼 소장을 제출하여 다퉈야 합니다. 이때 법원 서류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되실 것 같습니다.
2) 먼저, 소송서류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에 대해 살펴보면, 법원에서 송달하는 서류는 ‘주소, 거소, 또는 영업소’로 보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현재 주소지에 거주하고 있지 않고, 회사에도 나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사소송법은 사연처럼 구속된 사람에 대하여는 ‘교도소 또는 구치소의 장’에게 송달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구속된 사람 본인이 서류를 직접 수령하지 않더라도, 교도소 또는 구치소의 장이 서류를 수령하면 송달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3) 남편이 재판에 출석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법원이 판단하기에 이혼사유가 명백하다면 이혼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의 출석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이 ‘출석명령’을 내리게 되고, 이 경우 수감자도 교도관의 호송을 받아 법원에 출석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