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3월 손은채 변호사 출연)
저는 1년 전에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주택청약 등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아직 혼인신고는 올리지 않았죠.

아내는 평소에 4시 30분에 퇴근하고, 저는 6시에 퇴근하는데요,
그날따라 회사에 일이 없어서 아내의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때마침 앞에서 전화하며 걸어가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저는 숨을 죽이고 아내 뒤를 따라갔죠.
아내가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제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응 그때 보자, 그날 우리 남편 없어. 그래 나도 보고싶어.”라고 하는 겁니다.
아내는 그대로 저를 보지 못한 채 혼자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친구와 통화한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안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차로 돌아가서 2시간 동안 멍하니 있다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집에 들어갔습니다.
며칠 후 아내는 출장을 간다며 2박 3일 동안 집을 비웠습니다.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하던 중 구글 사진첩에서 새 사진 알람이 떴습니다.
평소 아내 계정으로 유튜브를 봤기 때문에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어요.
컴퓨터에도 아내 계정으로 구글 로그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진을 확인해보니 아내와 낯선 남자가 같이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구글 사진첩에 들어가니 그 사진 외에도 여러 가지 사진이 있었고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메시지 캡쳐본도 있었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아내에게 사실 관계를 따져 물었어요.
아내는 법적으로는 아직 혼인관계가 아닌데
큰 문제는 아니지 않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인섭]
Q.1 먼저 사실혼관계에서 위자료 청구 가능한가요?
손은채]
일단 두 분이 결혼식도 하시고 같이 살면서 부부로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동생활을 하셨으니 사실혼 관계는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혼인신고를 안하셔서 법률혼 관계는 아니다.
사실혼 관계에서도 상대방이 바람을 피면 부정행위를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면서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하다.
남편 분은 아내와 상간자 모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하실 수 있다.
조인섭]
Q.2 사연자분은 아내의 외도를 우연히 확인하게 된 상황이네요.
아내 계정으로 로그인 된 사진첩을 본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손은채]
문제가 될 수 있다.
작년에 있었던 판결이다.
[2024.11.14. 선고 대법원 2021도5555]
피고인이 배우자가 피고인과 다툰 후 가출한 상태에서 배우자와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에 배우자의 인터넷 구글 계정이 로그인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저장된 사진을 탐색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 원심은, ① 피고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계정 명의자인 배우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 ② 배우자는 식별부호(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여 구글 계정에 접속하였고 피고인은 배우자에 의하여 이미 접속되어 있는 상태를 기화로 사진을 탐색하였을 뿐 배우자의 식별부호를 직접 입력하여 접속하지는 않았으며, ③ 피고인의 행위가 배우자의 의사에 반한다 하더라도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을 유지하였음
☞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은 배우자에게만 식별부호를 이용하여 위 사진첩에 접근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고, ② 피고인은 배우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구글 계정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배우자나 구글로부터 아무런 승낙이나 동의 등을 받지 않고 위 사진첩에 접속할 수 있는 명령을 입력하여 접속하였으며, ③ 이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인 배우자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접속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결국 사진첩을 관리하고 있는 서비스제공자가 계정 주인 외에 다른 사람에게까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는 없었던 것이므로 정통망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지만 판례 사안과 달리 사연자는 아내가 가출한 상태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혼인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평소 계정 로그인 정보를 모두 공유하고 지냈다는 점을 볼 때 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인섭]
Q.3 사연자분이 다운받은 사진을 상간자 소송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손은채]
형사소송과 달리 민사소송 및 이를 준용하는 가사소송에서는 (민소법 제 202조에 따라) 증거의 가치를 법관의 판단에 맡기는 자유심증주의를 취하고 있다. 증거능력 또한 형사소송만큼 엄격하게 따지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가사소송절차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으나
작년에 대법원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녹음파일, 즉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가사소송에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판시가 나왔다.
(https://news.tf.co.kr/read/life/2099442.htm)
만약 남편이 다운받은 사진이 정통망법 위반으로 판단된다면 상간자 소송에서도 증거능력이 배제되어서 증거로 쓰지 못할 것 같다.
조인섭]
Q.4 그러면 사연자분은 어떻게 부정행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나요?
손은채]
주차장에서 발견했을 때도 아내분과 상간자가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을 통해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서 통신기록 및 카카오톡 로그기록을 조회하고, 아내가 상간자와 여행간 곳의 숙소를 확인할 수 있다면 해당 숙소의 cctv를 확보하면 좋을 것 같다.
주의할 점은 기간이다. cctv는 관리자마다 보관기간이 달라서 짧으면 1주일 후에 자동으로 삭제되는 곳도 있다. 미리 연락해서 저장기간을 확인하고 백업을 요청해두는 게 좋을 것이다. 상간자 소송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전에 증거보전 신청을 해두는 것도 추천한다.
핵심 정리
- 통화내역은 최대 1년간 보관하기 때문에 통신사에서 조회하는 시점부터 1년까지의 내역밖에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25. 5. 1.에 조회를 한다면 2024. 4. 30. 통신내역이 조회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내역이다.
- 그리고 통신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발신내역만 조회되는 곳이 많으므로, 아내의 통신사와 상간자의 통신사에 모두 통신내역을 요청해서 각각 발신한 내역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 카카오톡은 최근 3개월치만 조회되므로 기간이 더 짧다. 몇시에 카톡을 보내는지 정도만 나오고 대화내용은 전혀 알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