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3월 손은채 변호사 출연)
저는 20대이고, 결혼 생활을 한지 3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없고 대신 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어요.
강아지는 제가 처녀시절부터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웠습니다.
사실 저는 강아지를 위해서라면 제 목숨까지 바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강아지가 얼마 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저는 이런 상실감은 처음 느껴봤고 회복이 안 될 정도로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시시때때로 강아지 얘기를 하면서 우니까,
‘개가 죽었다고 너무 유난인 것 아니냐’면서 전혀 공감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솔직히 냄새가 안나고 좋다’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이렇게 정이 없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먹다 말고 대판 싸웠습니다.

남편은 솔직히 그동안 나보다 개를 더 우선시하지 않았냐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한달 동안 가출을 하고 돌아온 남편은 사과를 했습니다.
요즘 회사 일로 너무 스트레스가 커서 말이 심하게 나왔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자주 싸웠습니다.
저는 강아지를 생각하며 우울해했고
남편은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하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또 강아지를 잃는 고통을 겪을 까봐 거절했습니다.
남편은 그럼 어쩌라는 거냐면서 화를 냈습니다.
결국 반년 후 남편은 집을 나갔고 아예 별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했는데 남편은 이혼만큼은 해줄 수 없다고 하네요.
남편과 이혼소송을 해야할까요?
조인섭]
Q.1 반려견의 죽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배우자의 태도를
이혼 사유로 삼을 수 있나요?
손은채]
단순히 ‘반려견이 죽었는데 남편이 공감해주지 못했다’만의 사유로는 조금 어려울 것이다. 남편도 사과하며 반성을 했고 이후 서로 맞춰가기 위해 양보하고 노력을 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결국은 점점 다툼이 잦아지고 갈등이 증폭되어 현재 별거에 이르기까지 한 상황이라면 더 이상 ‘공감을 못해준다’의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조인섭]
Q.2 민법 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도 있을 것 같나요?
손은채]
그렇다.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말하는 ‘성격차이’ 같은 경우도 6호 이혼사유에 포함된다.
부부 사이에 혼인생활 중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도의 갈등이라면 서로 노력하며 극복해나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남편 분이 협의이혼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별거 상태를 유지하고, 딱히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 애정과 신뢰를 쌓을 노력을 등한시 한 채 불화가 계속되어 별거에 이르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부족과 불신을 그대로 유지한 채 부부간의 갈등을 일시적으로 참고 있는 상태라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므955 판결 참고).
조인섭]
Q.3 이 사연은 1심에서 결국 이혼이 인용되었고,
남편이 항소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최근 항소심에서 바뀐 주의할 점이 있다고 하던데, 무엇인가요?
손은채]
아주 중요한 제도가 생겼다. 가사소송에서 항소는 판결서가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해야 한다(민소법 396조). 기간이 결코 길지 않기 때문에, 일단 ‘항소한다’는 형식적인 내용만 담긴 항소장을 제출해두고 왜 항소를 하는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등 내용을 기재한 항소이유서는 추후에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소장을 제출하면 일단 항소기간은 준수한 것이고,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은 따로 없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작년에 민사소송법 제402조의 2, 제402조의 3이 신설되었는데,
바로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을 법으로 정하고, 기한 안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항소장을 각하하도록 정하였다. 법원 재량으로 각하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고, 법문언상 아예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항소를 각하하여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조인섭]
Q.4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항소가 각하되고 그대로 판결이 확정되니
주의해야겠습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손은채]
40+30을 기억하면 된다. 법원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라고 보정명령을 보낼텐데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단, 항소인은 딱 1번 기간연장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때 연장되는 기간은 1개월이다. 그러니까 항소를 제기하고 약 70일 이내에는 반드시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제도는 2025. 3. 1. 이후로 항소장이 제출된 사건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3월 이전에도 석명준비명령이 많이 날아와서 요즘 항소이유서 쓰느라 정말 바쁘다.
조인섭]
Q.5 요즘 애완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많고,
정말 가족처럼 대하죠.
이혼 시 반려동물을 누가 키울 것인지 문제가 되기도 하나요?
손은채]
정말 양육권 못지 않은 팽팽한 싸움이 되기도 한다. 자식처럼 키우더라도 사람이 아니니 양육권으로 정할 내용은 절대 아니고,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기에도 애매한 면이 있다.
이런 경우 판결문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내용을 기재할 수 있는 조정이나 화해권고결정을 적극적으로 권해드리는데 다행히 동물가족들을 생각해서 원만히 조정에 응하시는 듯 하다.
그래서 가끔 별지에 깜찍한 동물 사진이 등장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