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3월 홍수현 변호사 출연)
저희 아버지는 어머니와 20년 전 사별하시고 저희 7남매와 함께 지방 소도시에서 식당 사업을 운영하였습니다. 7남매가 함께 노력한 덕분에 식당 사업은 분점을 내는 등 상당히 성공하였습니다. 아버지는 10년 전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에 있는 젊은 여성을 소개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새로운 생활을 꿈꾸며 베트남을 2회 방문한 후 한 여성과 결혼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버지와 국제결혼을 하기로 한 베트남 여성은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하였지만 아버지 집에 온 다음 날 사라져버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여성을 찾기 위해 베트남에도 찾아가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결국 찾지 못하였습니다. 아버지는 크게 낙담하시고는 혼자 지내셨습니다.
아버지는 1년 전 암진단을 받고는 이제는 이혼을 해야겠다며 베트남 여성의 행방에 대해 알아보셨는데, 베트남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을 뿐 행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였습니다.
저희 7남매는 함께 아버지의 식당 사업을 도왔고, 아버지가 아프신 후에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최근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사망하셨고, 아버지에게 약 17억원의 유산이 남아있습니다.
저희 남매들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베트남 여성과 아버지의 혼인관계가 지금이라도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 남매들이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또 아버지의 법률상 처인 베트남 여성이 아버지 유산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 부부 일방이 사망한 경우, 이혼소송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조담소 애청자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재판상 이혼은 부부만이 당사자적격을 가지게 됩니다. 즉 재판상 이혼은 부부 중 한쪽이 원고가 되어 다른 쪽을 상대방으로 하여 청구하는 것이고, 제3자는 당사자가 될 수 없습니다. 혼인은 당사자 한쪽이 사망하면 해소되므로 검사를 상대방으로 할 여지도 없습니다.

◆ 그렇다면 이 경우 아버지의 혼인을 해소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 아버지가 사망한 상태이고 상속인들이 아버지의 혼인관계를 다툰다는 점, 아버지가 사실상 혼인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혼인무효소송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경우 혼인무효가 인정됩니다. 혼인의 합의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당사자 한쪽에게는 혼인의사가 있었으나 다른 쪽에게 혼인의사가 없는 경우에도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것으로 봅니다. 외국인이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 없이 단지 한국에 입국하여 취업하기 위한 방편으로 혼인신고에 이른 경우(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므574 판결) 법원은 혼인무효로 보고 있습니다.
◇ 이 경우 당사자, 법정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은 원고가 되어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23조). 또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소를 제기할 때에는 배우자를 피고로 하지만(가사소송법 제24조 제1항), 제3자가 제기할 때에는 부부를 상대방으로 하고,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사망한 경우에는 생존자를 상대방으로 하게 됩니다(가사소송법 제24조 제2항).
◆ 국제결혼이 성립하고 1~2일만에 혼인생활이 종료한 경우 혼인무효판결을 받을 수 있을까요?
◇ 선례를 잘 살펴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2010년 피고가 입국한지 한 달 만에 가출하면서 자신은 합법적으로 일하기 위해 결혼하였다는 편지를 남겨 둔 사건에서 입국 후 한 달 동안 피고의 거부로 부부관계가 없었다는 원고의 주장 등을 종합하여 피고에게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이 다른 목적의 달성을 위해 일시적으로 혼인생활의 외관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며 혼인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0므574 판결).
◇ 그런데 대법원은 2021년에는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서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심리, 판단하여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하기 위해서 양국 법령에서 정해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언어장벽이나 문화와 관습의 차이 등으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혼인의사를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 만약 아버님이 베트남을 수 회 방문하여 상대방을 만나 짧은 시간 교제하고 혼인의사를 확인한 후 베트남 법에 따라 혼인신고를 하여 혼인증서를 교부받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단순히 한국에 입국하여 짧은 기간 혼인 생활을 하다가 가출했다는 이유로 혼인무효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 상대방이 입국 직후 혼인신고를 요구하였고, 베트남에서는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였을 뿐 혼인생활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 한국에서만 혼인생활을 1~2일 하였으나 곧 가출하였고 피고가 가출한 후 아버지의 연락을 전혀 받지 않고 피했다는 점 등을 입증하여 피고에게 사실상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혼인무효를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 상대방의 행방을 모르는데도 소송을 진행할 수 있나요?
◇ 공시송달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 혼인무효 또는 취소소송 외에 상속인들이 고려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 ◇ 기여분결정 및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상속인은 상대방과 7남매입니다. 상속인들은 상대방의 지분을 3, 7남매의지분을 각 2로 하여 합산한 17을 분모로 하여 자신의 지분에 따라 각 17분의 3 또는 17분의 2를 법정상속분으로 하여 상속받게 됩니다.
- ◇ 그러나 상속인들은 기여분결정 및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를 하여 아버지의 상속재산 형성과 관련하여 7남매가 아버지의 식당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운 사정, 이로 인해 아버지 재산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사정,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면서 상속재산 유지에도 기여한 사실 등을 잘 입증한다면 기여분을 인정받고 법정상속분 이상의 구체적인 상속분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에서는 7남매가 이미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재산도 고려하여 심리하게 되므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실 것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