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나온 내용에 기반한 글입니다.(2025.3월 홍수현 변호사 출연)
저희 어머니는 20년 전 아버지와 사별하시고 10년 전 소개로 한 남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고운 외모에 반한 그 남성은 어머니에게 나는 “부인이 병을 앓다가 죽었다. 혼인을 하자.”며 적극적으로 나섰고,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저를 뒷바라지 하셨던 어머니는 이에 응하였습니다. 어머니와 그 남성은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살림을 합쳤고 저는 그 남성을 새아버지라고 여기고 어머니, 새아버지, 저, 새아버지의 아들이 모여 함께 살기도 하였습니다. 또 새아버지는 제 대학교 등록금을 부담하였고, 어머니에게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지급하였습니다.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서로의 원가족들과도 왕래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5년 전 새아버지의 부인이 아직 살아 있고, 뇌졸중을 앓고 난 후 합병증 등으로 인지능력을 거의 잃어버린 채 요양병원에서 장기요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새아버지를 원망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새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부인에게는 병원비를 지급하였을 뿐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며 앞으로도 함께 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또 새아버지는 자신의 부동산 중 일부를 팔아 3억원을 주겠다며 약정서를 써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새아버지에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고가의 스포츠카를 출고하고는 여행과 출장 일정이 잦아지더니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며 어머니와의 관계를 정리하자고 하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충격을 받고 몸져 눕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새아버지에 대해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사실혼 해소 시 재산분할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나요?
◇ 네 그렇습니다.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 인정됩니다. 혼인의사로 합가하여 생활하고,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지급하였으며, 양 당사자 원가족들과도 교류하였다면 사실혼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사실혼 당사자도 사실혼해소로 인한 재산분할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사례자의 어머니는 새아버지에게 재산분할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안타깝지만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새아버지는 법률혼인 상태에서 사연자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를 맺었으므로 이 경우 중혼적 사실혼으로 평가됩니다.
◇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 법률혼이 존속 중인 상태에서 부부의 상대방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 없으므로, 중혼적 사실혼의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사실혼관계 해소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나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법원은 아주 예외적으로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던 경우라거나, 중혼적 사실혼 성립 이후 법률혼이 이혼 사망 등으로 종료된 경우와 같은 특별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이 경우 새아버지의 법률혼 배우자는 질병으로 인하여 장기간 병석에 있는 것으로 비록 인지기능이 저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새아버지와 혼인관계가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사연자의 어머니와 새아버지의 관계는 중혼적 사실혼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내연관계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사연자의 어머니가 새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사실혼 해소에 대해 재산분할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어머니는 새아버지에게 약정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어머니는 새아버지에게 약정금 3억원을 청구하고 싶어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약정서 내용이 지급기일과 지급액 등이 기재되어 있는 등 구체적이고 작성일자와 서명 날인 등이 잘 되었다면 약정금 소송을하고 강제집행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으면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핵심 정리
- ◇ 그러나 만약 약정서의 내용이 중혼적 사실혼 관계의 지속을 조건으로 한다던가 약정서가 어머니와 새아버지의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목적 내지 동기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평가할 요소가 있다면 약정서의 내용은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므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 법률혼 상태에 있던 새아버지가 배우자 아닌 어머니에게 중혼적 사실혼 관계 유지를 부탁하면서 그 대가로 금전을 지급할 것으로 약속한 것은 법적으로 보호가치가 있는 법률혼을 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을 조건으로 삼은 것이어서 금전지급의 의사표시 부분까지 모두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 ◇ 실무에서는 중혼적 사실혼 유지의 대가성이 아닌 채권채무 관계 등 금전관계 청산을 위한 약정금 이라는 점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약정서의 문언을 살피고 법률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대응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