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데 어떡하죠?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2025.4월 신고운 변호사 출연)

저는 남편과 혼인한지 이제 5년 되었습니다. 신혼기간을 길게 가지고 싶어서 4년 동안은 아이를 일부러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아이가 생겨서 출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생아를 돌보는 일이 너무 힘들기도 하고, 새벽에 깨면 그 뒤로 잠이 안와서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렸습니다. 남편은 건설회사에 다니는데요. 워낙 회사 분위기가 상명하복에 보수적이어서 육아휴직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술자리도 잦았는데요. 저도 직장에 다니고 바쁘고 할 때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으나, 계속 집에서 혼자 독박육아를 하면서 하루종일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생활을 하다보니 남편이 늦게 집으로 돌아올 때는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친정집은 지방에 있어 육아에 도움을 주기 어려웠고, 시댁에는 이혼한 아주버님이 자녀와 함께 들어가 살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시어머니의 도움을 바라기도 어려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생활이 계속 될거라고 생각하니,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아이는 아직 어려서 울기만 하는데 말이 통하지도 않다보니 저는 애정이 잘 안갔습니다. 엄마가 이래도 되나 얼마나 자책을 했는지 몰라요. 이러다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아 남편에게 연락하여 잠깐 친정에 내려가 있겠다고 아이를 잠시 맡아달라고 하고선 집을 나왔고, 시댁에 가 아이를 맡겨놓고선 친정으로 내려갔습니다. 처음에 남편은 제가 그렇게까지 육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줄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애원하였습니다. 그런데 3일 쯤 되었을까요. 갑자기 남편이 저한테 너무 실망했고 앞으로는 절대 아이를 못 볼 줄 알라며 되려 협박을 하는 것으로 태세를 전환하였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아뿔사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하고 후회가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봤더니, 남편은 제 짐을 모두 싸둔 상태로 저를 일방적으로 쫓아냈습니다. 아이는 시댁에 있다고 했는데 제가 시댁에 찾아가서 아무리 애원을 해도 아이를 절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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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만약 남편이 이혼청구를 한다면 인용될 수 있는지

사연자분의 남편분은 사연자분이 육아고충으로 인하여 잠시 아이를 맡겨두고 친정에 내려가게 된 일을 가지고 문제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사유만으로는 우리 민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연자분이 그렇게 정신적으로 몰리셔서 친정으로 내려가게 되기까지의 일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남편분이 아무리 외벌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육아에 도움을 주지 않은 채 매일같이 야근, 회식 등 술자리로 인하여 부재하였고, 주말에도 육아에 힘쓰지 않았다면 오히려 사연자분보다 남편분의 잘못이 더욱 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편분이 이혼 청구를 하신다고 해도 사연자분이 이혼을 원치 않는 이상 이혼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고 할 것입니다.

나. 남편이 이혼 청구는 하지 않은 채 아이만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남편도 자신이 이혼을 청구를 해봤자, 인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혼 소송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사연자분이 자녀와 전혀 만날 수 없도록 현실적으로 방해를 하고 있다는 거군요. 그런데 사실 우리 민법이 정하고 있는 면접교섭권(제837조의2)은 이혼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혼시 사건본인의 양육자를 정하게 되는데, 이 때 비양육자에게는 자녀와 면접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것인데요.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면접교섭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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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럼 이대로 별거기간이 길어지게 된다면 저는 계속 아이를 볼 수 없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혼인 중의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별거를 하는 경우,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부 일방에게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가정법원 1994. 7. 20.자 94브45 항고부결정). “갑과 을이 부부이지만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을이 갑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기각당하는 등 서로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어 별거하는 경우에,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어머니인 갑은 그 자녀들을 면접교섭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부부간의 협조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826조를 적용하거나 민법 제837조의2를 유추적용하여 갑은 구체적으로 그 자녀들을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이 상태 그대로 별거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부부협조의무 및 면접교섭권의 유추적용을 통하여 면접교섭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 정리

  • 라. 원래는 제가 아이를 다 키웠는데 남편이 애를 데려가서 안보여주는 거잖아요. 제가 남편을 형사고소할 수도 있을까요?
  • 이혼소송을 준비하면서 집을 비운 사이에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자녀들을 데리고 나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을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 고소하는 것입니다. 우리 판례는 부모가 이혼하였거나 별거하는 상황에서 미성년의 자녀를 부모의 일방이 평온하게 보호양육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여 그 보호양육 상태를 깨뜨리고 자녀를 탈취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긴 경우, 그와 같은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를 구성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직접 시댁에 아이를 맡기고 나오신 것이기 때문에 자녀를 탈취했다고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별거이혼#양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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