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2025.4월 신고운 변호사 출연)
저는 남편과 결혼한지 15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슬하에 두 자녀를 두었어요. 남편은 결혼 초기부터 도박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술은 또 얼마나 많이 마시고 주사는 또 얼마나 심한지 말도 못합니다. 맨날 인생은 한 방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꼭 따서 보여주겠다고 돈 가져오라고 욕하고 때리고 부수고 난리도 아닙니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직장에는 꼬박꼬박 나갔는데, 이제는 거의 강원도에서 살다시피해서 직장에서도 짤렸습니다. 남편 등쌀에 생활비 소액대출까지 받았고, 더 이상 대출받을 수 있는 금융권도 없을 정도로 빚에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가끔 도박에서 돈을 따도 저한테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하나 있는 남편이라고 자기 기분 좋을 때는 몇백만 원씩을 척척 주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바뀌겠지 하고 믿어주고 용서하고 그렇게 15년이 되었어요. 도박은 절대 못 끊습니다. 남편이 생활비를 제때 못주니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제가 경력단절여성 취업프로그램에 지원했어요. 경력센터에서 직장을 구해줘서 빵집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자녀들 휴대폰, 아이패드까지 손대서 죄다 중고로 팔아버리고 그 돈으로 도박하러 갔을 때 저는 세상에 저런 인간하고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남편과의 연을 아예 끊고 싶구요. 자녀들도 아예 남편과 안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집에 들어오지 않은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습니다. 어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가.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
우리 민법에서 정한 이혼사유 중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사유). 관련해서 판례는 “아내가 자주 외박을 하면서 도박을 하여 2차례에 걸쳐 도박을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고서도 도박을 계속하면서 가사를 돌보지 않은 경우 아내에게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므559 판결). 사연자분 역시 남편이 심지어는 두 달이 되도록 집에도 안들어 오면서 도박을 한 것이지요. 아마 사연자분이 많이 그만두라고 말리고 그걸로 인해서 다투셨을 것 같아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도박벽을 고치기가 어려웠고, 자연히 점차 가정을 소홀히 하여 심지어 지금은 직장일도 내팽겨치고 처자식들을 부양하지도 않고 있는 것이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 이혼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저는 너무 고생스럽게 살아와서 위자료를 많이 받고 싶어요.
네, 말씀을 들어보니 지난 15년간의 혼인생활이 녹록치 않으셨을 것 같아요. 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위자료란, 상대방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신체, 자유, 명예에 손해가 있었거나 정신적인 고통을 받은 경우에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이혼 시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 유책배우자에 대하여 위자료 청구를 하게 됩니다.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들의 나이, 학력, 가족관계, 재산 정도, 자녀의 양육관계, 혼인생활의 경위와 파탄 원인, 그 파탄에 기여한 책임의 정도를 비롯하여 여러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액수를 정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심각하고 중대한 가정폭력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상대방이 유죄의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등에 있어서 약 3천만 원 이내의 위자료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원인이 오로지 도박중독인 남편에게 있다는 점, 그리고 남편이 도박에 중독되어 가족 모두를 위하여 사용되었어야 될 돈을 다 써서 없애버렸고, 심지어 사연자분 명의로 대출을 받게 하고 그 돈으로 다시 도박을 해서 빚을 갚느라 재물을 전혀 축적할 수 없게는 악순환의 굴레를 만들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잖아요. 이런 경우, 남편의 도박벽이라는 유책사유로 인하여 재산분할을 할만큼의 돈이 없다는 딱한 사정을 충분히 반영해서 위자료를 상향 조정하여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 이혼하게 된다면 자녀들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은 부모의 일방과 자녀는 상호 면접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1항). 면접교섭권은 부모의 권리만이 아니라 자녀의 권리이기도 한데요. 부모와 자녀의 친밀한 관계는 부모가 혼인 중일 때뿐만 아니라 부모의 이혼 등으로 자녀가 부모 중 일방의 양육 아래 놓인 경우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면접교섭권은 이를 뒷받침하여 자녀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입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사연자분과 남편분의 부부관계를 종료되지만, 여전히 자녀들과 남편 사이의 부모자식 관계는 남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녀들의 의사가 존중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자녀들이 아버지를 보고싶어 한다면, 사연자분이 만나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방해하는 것이 자녀들의 복리를 해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라. 남편은 도박벽이 있어서 자녀들의 정서에 좋지 못한데도요?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은 “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 배제,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남편은 재물을 보면 그걸 훔쳐서까지도 도박을 하러 가는 심각한 중독 상태에 있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자녀들의 휴대폰,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까지 모두 중고로 팔아버렸다는 것인데요. 자녀분들이 정말 크게 상처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연락도 못했을테고, 아이패드를 공부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이런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고, 또 남편이 전혀 도박중독을 치료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거나, 자녀들 역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심해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 등에는 ‘정기적으로 면접교섭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아 상대방의 면접교섭권을 제한하거나 배제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