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2025.4월 임경미 변호사 출연)
저는 20년 전 아내를 잃고 모아둔 재산으로 부동산도 마련하고 아들, 딸 시집 장가도 보내고 가끔 친구들과 여행과 골프를 즐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가 다니는 복지관에서 저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다들 자식들 관련 이야기를 하거나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서로의 취미와 남지 않은 여생을 즐기는 이야기만을 위주로 하는 모임도 있었습니다. 위 모임을 통하여 저는 아내와 비슷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고 취미 생활도 함께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롭게 만난 이분도 저처럼 오래전 배우자와 사별하고 하나 있는 아들을 장가 보내고 그곳에서 손자를 돌봐주며 생활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이분 역시 저를 만나 자신의 시간도 만들게 되었고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재혼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그렇다 할 재산이 없어서 큰 걱정은 없을 거 같은데 저는 사실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서 아들, 딸이 이분과의 재혼을 반대할 것 같아서 너무 걱정이 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말하지 못하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해결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가. 자녀들의 걱정에 대하여 제가 재혼 전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10대·20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연애가 최근 들어 80대 후기 고령층 사이에서는 '황혼 연애' 혹은 '황혼 재혼'이라고 불리며 부쩍 연애 상대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0대 시절엔 CC(캠퍼스 커플)라고 칭하고, 80대엔 BC(복지관 커플)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 고령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중 재혼 건수는 5308건이라고 합니다. 2017년 3886건과 비교하면 5년 증가 폭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젠 자녀들 재산 상속 문제가 연애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사연자와 같은 경우 새롭게 만난 분과 부부재산계약을 하거나 또는 유언장의 작성으로 자녀들의 걱정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나. 부부재산계약은 어떠한 것인가요, 이것이 이혼에서도 재산분할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요?
우리나라 민법에 규정된 ‘부부재산의 약정’조항에 따르면, 부부가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결혼 후의 재산관리 방법을 미리 정해 등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부부가 결혼 중의 재산 소유 관리 방법 등을 정하는 것으로 혼인 전 또는 이혼 했을 때의 재산관계에 대하여는 정할 수는 없고 정하였다 해도 효력이 없습니다.
나아가 부부재산계약은 혼인 중 변경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새롭게 만난 분과 재혼 전에 미리 자녀들에게 법정상속분 이상으로 증여하고 ‘증여받았으므로 앞으로 재산 문제로 다투지 않는다’라는 내용과 재혼하는 분과의 재산에 대하여도 약정을 하고 공증을 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아버지가 재혼할 분과 재산계약을 체결하였음으로 이유로 혼인에 대하여 안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언장의 작성이라는 것은 사연자가 재혼 전 재혼 부부와 자식 간의 신중한 상의를 통해, 배우자와 자녀가 상속받을 몫을 각각 정해 유언장에 적는 방법으로 자녀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방법입니다. 유언장에 유언 내용과 작성일, 주소, 성명 등을 자필로 작성하고 도장을 찍은 자필증서도 유효하고, 공증사무소에서 유언 공증을 하는 방법입니다.

다. 그럼 이러한 방법으로 자녀들을 안심시키면 앞으로 법적 분쟁은 없는 것일까요?
혼전 계약과 유언장을 공증받았다고 해서 분쟁이 생긴 경우 계약서 내용대로 100%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소송 시 법원에서 중요한 참고자료 정도로 인정됩니다. 법원은 이혼·사망으로 인한 재산 분할이나 상속은 미리 알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계약은 100%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황혼 재혼의 현실적 한계를 막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으로 생각됩니다.
핵심 정리
- 라.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가 있어서 추후 이 자녀에게 증여를 한다면 제 자식들이 유류분 등을 이유로 다툼을 할 수도 있을까요?
-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는 사연자의 자녀와 공동 상속인이 아니기에 제3자에 대한 증여 문제가 되는데, 만약 사연자님의 자녀들이 사연자의 사망 이후 자신의 유류분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된다면 일정한 요건하에 재혼배우자의 자녀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사연자의 사망 1년 이내에 증여된 재산이어야 하고 그 이전의 것이라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즉, 배우자의 자녀와 사연자가 사연자 자녀의 유류분에 손해가 생기는 것을 알았는지를 입증해야 반환청구가 가능하기에 사실상 이를 입증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쉽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