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알게된 남편의 숱한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실등 단기간 혼인이 파탄난 상황에서 예물도 돌려받고 이혼이 가능할까요?
오늘은 결혼 초기에 혼인이 파탄난 경우 혼인 취소가 가능한지, 그리고 결혼 비용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짧은 결혼 생활 후 헤어질 때 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결혼한 지 겨우 3개월,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현재 별거 중인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은 순 거짓말 투성이였어요. 결혼 전에 키가 173cm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169cm였고, 눈만 살짝 집었다더니 얼굴 전체를 다 고쳤더라고요.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남편의 행실이었습니다. 술에 취해서 아내를 못 알아보고 룸싸롱에서 팁을 주듯이 가슴에 돈을 꽂아주더라고요. 그날 정이 완전히 떨어졌어요. 그런데 남편은 미안해하기는커녕 시부모님께 대들었다고 이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함께 산 기간은 6개월밖에 안 되고, 재산을 합치지도 않았으며, 회사 사택에서 살아서 나눌 재산도 없어요. 하지만 결혼식과 신혼여행 비용, 예물, 가전, 가구 구입비에 집 수리 비용까지 쏟아부은 돈이 너무 많습니다. 이 비용들을 전부 돌려받고 정당하게 갈라설 방법이 있을까요?

민법상 혼인 취소 사유
민법 제816조는 '혼인 취소' 사유로 혼인 적령이 되지 못한 경우, 미성년자여서 부모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를 받지 않은 경우, 근친혼인 경우를 정하고 있어요. 또한 '혼인 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알지 못한 때',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도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기에는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지한 경우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돼요.

사기로 인한 혼인 취소의 판단 기준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에는 법령, 계약, 관습 또는 조리상 사전에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만 위법한 기망 행위로 볼 수가 있습니다.
고지 의무가 인정되는지는 당사자들의 연령, 초혼인지 여부, 혼인에 이르게 된 경위, 그리고 이때까지 형성된 생활관계의 내용과 이런 사항이 혼인의 의사결정에 미친 영향의 정도, 그리고 당사자 또는 제3자의 인식 여부, 이런 사항이 부부가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불가결한 것인지, 또는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 영역에 해당하는지 등의 구체적·개별적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키나 성형 수술처럼 외적인 사항에 대해 속인 것만으로는 혼인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가 어려워요. '키가 173이 아니라 169였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인가?' '성형 수술을 한 번 한 게 아니라 5번 했으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인가?' 이런 부분들이 혼인을 하기까지 의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게 됩니다.

단기 혼인 파탄 시 결혼 비용 반환
혼인이 성립되어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부부 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되거나, 당초부터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서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을 초래하였다고 인정되는 등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처리함이 타당한 특별한 경우라면, 혼인생활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 또는 예물, 예단 등의 반환을 구하거나 그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어요.
별거 전 혼인 기간이 3개월이라는 단기이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많은 기간이 소요되지 않았다면 이 정도 기간은 부부 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의 단기간에 파탄되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별거 후 소송 지연의 영향
별거 이후에 곧바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부부 상담을 시도하거나 재결합에 관한 논의를 하는 등으로 상당한 기간이 흘러버렸다면 조금 다릅니다.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 유효한 혼인의 합의가 이루어져서 혼인 신고를 마치고 법률상의 혼인이 성립되면, 부부 공동체로서의 동거·부양·협조 관계가 형성되고, 그 혼인관계의 해소는 민법에서 정한 이혼 절차에 따라서 해야 하므로 쉽게 그 실체를 부정해서 혼인 불성립에 준해서 법률관계를 처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된다면 결국 이혼 시 재산분할 절차를 통해서 기여도를 다퉈서 재산을 나누어 가질 수 있을 뿐이고, 원상회복을 구하면서 투입한 금원을 되돌려 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핵심 정리
- 결혼 기간이 매우 짧다고 해서 바로 혼인 취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이 정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해야 하는데, 키나 성형 수술처럼 외적인 사항에 대해서 속인 것만으로 혼인 취소는 될 수 없어요.
- 혼인 취소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혼 절차를 통해서 정리해야 하는데, 혼인 기간이 매우 짧고 실질적인 부부 공동생활이 없었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결혼 비용 부분에 대해서 일부 비용을 반환받거나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빠른 결정과 소송 제기가 중요하므로, 단기간에 파탄된 혼인이라면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