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기증으로 낳은 아이, 친자아니라고 소송을?

사연 내용

이혼 후 정자기증으로 시험관 시술을 해서 낳은 자녀에게 독설하며 친자가 아니라고 소송을 걸었는데 정말 법적 자녀가 아니게 될까요? 오늘은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자녀의 법적 지위와 양육비 책임에 대해 애기해보려고 합니다. 부부가 합의해서 낳은 아이인데 이혼 후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결혼한 10년 차 부부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2020년 병원 검진을 받았고, 남편이 무정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긴 상의 끝에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간절한 기다림 끝에 소중한 첫째 아이를 품에 안았어요.

하지만 부부 갈등이 깊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되었고, 당시 남편은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공증까지 마쳤습니다.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혼을 고민하던 시점까지 줄곧 한 집에서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워왔어요. 그런데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은 아이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었고, 그날 아이는 아빠의 입을 통해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유전자 감정 결과 남편과 아이 사이에 혈연 관계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부부가 합의해서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인데, 이제 와서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아빠의 책임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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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자 추정 규정과 인공수정 자녀

민법 제844조는 남편의 친생자 추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고, 혼인이 성립한 날로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며, 또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친생 추정 규정은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대해서 적용되는데, 이 친생 추정 규정의 문언과 입법 취지,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헌법적 보장 등에 비추어서 혼인 중 출생한 인공수정된 자녀도 이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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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 부인의 소와 제척기간

민법에서 친생 추정 규정을 상세하게 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번복 방법도 친생 부인의 소로 번복할 수 있는데,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다'고 엄격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친생 부인을 결과적으로 할 수 없게 되었다면 2년이 지나서 그 자녀의 법적 지위가 종국적으로 친생자로 확정되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의 부자 관계라는 것은 민법 규정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지, 혈연 관계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심사해서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서 정해지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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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 추정의 입법 취지

친생 추정에 관해서 꼼꼼한 규정을 두고 또 2년의 제척기간을 둬서 그 번복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입법 취지는 혼인관계의 안정성을 보호하고 또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입니다.

자녀의 복리를 지속적으로 책임지는 부모에게 자녀와의 신분관계를 귀속시키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에요. 만약 인공수정된 자녀에 대해서 친생자 관계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면, 인공수정된 자녀를 양육해 왔던 혼인 부부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는 일일 수 있고, 또 이를 바탕으로 가족 관계를 형성해 온 자녀에게도 회복하기 어려운 위험을 초래할 수가 있습니다.

인공수정 자녀의 출생 과정,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가족 관계의 실제 모습에 비추어 보면, 인공수정된 자녀에 대해서도 친생 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게 사회적으로 타당하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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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추정과 양육비 지급 의무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더라도, 명확한 동의서가 남아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 사이에서 인공수정 자녀가 출생되었다면, 남편이 그 동의의 방법으로 자녀의 임신과 출산에 참여하게 된 것 자체가 동의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인공수정된 자녀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출생 신고를 했고, 또 인공수정된 자녀를 자기의 친자로 공시하는 행위들이 있으며, 출생 이후에 상당 기간 동안 실질적인 친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공수정된 자녀를 자신의 자녀로 알리고 사회적으로 친자 관계를 공시·용인해 왔다고 볼 수 있는 행동들을 했기 때문에, 이게 '동의가 추정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을 통해서 출산한 자녀의 경우에도 친자 관계가 존재한다고 봐야 하므로, 남편은 이 자녀에 대해서 아버지로서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합니다.

핵심 정리

  •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비록 유전자 검사에서 혈연 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부자 관계가 쉽게 부정되지 않아요.
  • 부부가 합의해서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자녀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혼을 하더라도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양육비 지급 책임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혼을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 책임이 있으며, 이는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의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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