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연 내용
해외거주 부부의 재산이 한국에 많이 남아 있었는데, 배우자가 한국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이혼소송을 시작했다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부부가 이혼할 때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배우자가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가 3년 전 함께 호주로 이민을 갔습니다. 남편은 IT 전문가라서 현지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했고 영주권도 받았어요. 한국에서 전업주부로 지냈던 아내는 호주에서 작게 네일숍을 시작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평온했던 부부 사이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일에 매달리다 보니 부부 관계가 소홀해졌고, 남편은 사사건건 간섭하며 다투려 들었어요. 결국 남편은 이혼을 하자고 했고, 호주 법원에 이혼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아마도 호주에서 이혼하는 것이 재산분할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에요. 하지만 부부의 재산은 대부분 한국에 남아 있습니다.
20년의 결혼 기간 동안 17년을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남편 명의의 부동산과 공동 명의 아파트, 그리고 적금까지 거의 전 재산이 한국에 있는 상황이에요. 익숙한 한국 법원에서 문제를 매듭짓고 싶어서 한국에서 이혼 소장을 접수하니 남편이 '중복 소송'이라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이 한국 은행에 넣어 두었던 예금 상당 부분을 호주 은행으로 옮겼다는 거예요. 제대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국제 재판 관할권과 실질적 관련성
이혼 소송의 당사자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에는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더라도 이혼, 양육권 등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법이 적용됩니다.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 경우 우리나라 법원이 '국제 재판 관할권'을 가지게 돼요. 이 국제 사법상 실질적 관련성이라는 것은 당사자의 주소 또는 거소, 이혼 사유가 발생한 장소, 양측의 수입이 발생하는 소재지, 사건 관련 자료 수집의 용이성, 당사자들의 소송 수행의 편익과 권익 보호의 필요성, 또 판결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합니다.
부부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서 혼인 신고를 했고, 또 혼인 기간 대부분인 17년을 우리나라에서 거주하면서 부부 공동의 재산을 이룩했다면 대한민국 법에 의해서 한국의 법원에서 이혼 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요.

판결 집행의 실효성 문제
중요한 것은 판결금을 받을수 있는가? 인데요. 사연에서는 배우자의 부동산 및 상당 자산이 한국에 남아있습니다. 외국에서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이 판결문을 집행 권원으로 해서 대한민국에 소재한 부동산을 과연 집행할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호주에서 판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재차 부동산 집행 관련 소송을 다시 진행해야 하므로, 결국 2중 3중의 무용한 소송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이런 것을 방지하고 당사자 사이에 간결하고 신속하게 이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재판지로 해서 이혼 소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복 소송과 소송 절차 중지
국제사법 제11조 1항에서 "같은 당사자 간에 외국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과 동일한 소가 우리나라 법원에 다시 제기된 경우에는 외국 법원의 재판이 대한민국에서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는 법원은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서 결정으로 소송 절차를 중지해야 된다"고 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같은 항 단서 2호에 의해서 "법원에서 해당 사건을 재판하는 것이 외국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보다 더 적절함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고 하고 있습니다.
실질적 관련성이 대한민국 법원에 있다고 판단해서 외국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보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하는 경우에는 소송 절차를 중지할 수 없어요. 외국 법원에서 종국 판결이 나는 게 한국 법원에서보다 빨리 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두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두고 "한국 법원에서의 소송이 반드시 각하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재산 명시 절차와 금융 거래 정보
이혼 재판 중에 재산 명시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재산분할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현재 재산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재판부에서 재산 명시 명령을 내리면 각자 재산 목록을 상세하게 제출해야 되는데, 불이행을 하게 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어요. 제출된 재산 목록을 기초로 해서 금융기관의 예금, 보험 계약, 증권 계좌, 부동산 내역들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목록을 토대로 금융 거래 정보 제출 명령 신청을 해서 상대방의 3년 치 은행 거래 내역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예금 등 변동이 잦은 금융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을 소제기 시점으로 하고 있어요.

해외 이전 재산의 분할 대상 포함
소제기 시점 이전에 많은 돈을 해외로 이전시킨 경우에는 소제기 시점에 통장 잔액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거래 정보 제출 명령 신청을 통해서 배우자의 은행 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소제기 시점 이전에 배우자 명의 은행 계좌에서 호주의 은행으로 송금한 거래 내역이 다수 존재한다면 이를 근거로 해서 상대방이 현재 송금된 금원을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어요. 한국의 은행 예금을 호주로 빼돌렸다고 하더라도, 그게 다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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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혼인 생활과 재산의 중심이 한국에 있다면 한국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 관련성과 판결의 실효성을 고려할 때 한국 법원이 더 적절할 수 있어요.
- 이혼을 앞두고 상대방이 재산을 해외로 옮겼다 하더라도 금융 거래 내역 확인 등을 통해서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재산 명시 절차와 금융 거래 정보 제출 명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정당한 재산분할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